“잉크도 안 말랐다” 김병기, 3대 특검법 합의 파기

2025.09.11 11:15:43 호수 0호

유상범 “원내대표·수석 존재 가치 의문”

[일요시사 취재2팀] 강주모 기자 = “1차로 협의했던 것인데 최종 수정안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돼 혼선이 됐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이른바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 대한 국민의힘과의 합의안을 파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10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마라톤 회동 끝에 합의했던 내용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서 번복하면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협의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문서화된 게 아니기 때문에 (합의가) 파기됐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며 “어제 1차 협의를 했고 오늘 최종 협의를 (할 예정이었는데) 그 협의가 최종적으로 결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우린 총론만 하고 나갔다. 뒤에 수석들의 각론이 너무 많이 나갔다. 그걸 (각론을) 더 세밀하게 한 다음에 설명했어야 했는데 너무 많이 나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받아야 한다. 다른 의견들도 있고 특히 기간 연장 같은 다른 의견들이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날 2차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수정 요구를 수용한다.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와 관련된 법률 제정 및 개정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수정안에는 3대 특검법 수정을 양보하는 대신, 국민의힘으로부터 정부 조직개편의 핵심 중 하나인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협조를 받아냈다. 정가에 따르면 ▲내란 특검 1심 재판 중계 의무화 ▲특검의 군검찰 및 국가수사본부 지휘 ▲특검 수사 기간 연장 및 인원 확대 등에 대해 여당에 재고를 요청했고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여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원내대표의 해명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사실상 합의를 파기하는 입장을 밝혔다”며 “내부적 갈등, 당원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합의를 이행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오늘 아침 최종적으로 전해왔다”고 말했다.

유 부대표는 “원내대표 간 합의가 6시간에 걸쳐 진통 끝에 이뤄졌는데 이렇게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밤 사이 뒤집힌다면 민주당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의 존재 가치가 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민주당에선 정청래 대표의 승인이 있어야 원내대표 합의가 이행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에선 정 대표만 대장 역할을 하는 것인지, 민주당에는 정 대표만 있는 것이냐”며 “국민의힘 입장에선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원내대표 간 합의를 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번 김 원내대표의 특검법 파기 논란은 민주당 원내 지도부 정치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의총 등 당내 의원들의 중지를 모으지도 않은 채 야당 원내 지도부와 민감한 법안 개정 논의에 들어갔다는 졸속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angjoomo@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