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군경 모독’ 윤상현 “국가기관 다 오염됐다”

2025.01.07 10:58:16 호수 0호

6일, 국민들께 드린 편지
“믿을 곳은 오직 국민뿐”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헌법재판소와 수사기관과 판사도, 경찰과 군대도 검은 카르텔에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부터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윤 의원은 이날 ‘국민들께 드린 편지’를 통해 “믿을 곳은 오직 국민뿐”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저는 국민의 한사람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무도한 3대 검은 카르텔 세력의 국헌 문란 행위를 막고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한다”며 “카르텔 세력과의 투쟁서 승리해 대한민국 체제 자체를 지키겠다.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도 했다.

“대통령 관저에 와있다. 중도실용주의자이자 비윤(비 윤석열)을 자처해 온 제가 ‘비상계엄을 계기로 친윤으로 변신했다’는 세간의 지적을 잘 알고 있다”는 윤 의원은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이건 아니다’는 생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소회했다.

이어 “대통령의 생각과 충정이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부터 자행된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한 입법 폭주, 탄핵 폭주, 특검 폭주, 예산안 폭주와 이재명 방탄을 지켜보면서 국민의힘 내부서 ‘이러다가 나라 망하는 거 아니냐’는 자조섞인 우려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대통령만큼이나 절실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책을 강구하려하지 못했다”는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덜기 위해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방법으로 중형을 피할 수 없게 되니 결국 국무위원, 감사원장, 판·검사에 대한 줄탄핵에 나서 행정·사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가 운영을 위한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내란에 준하는 반국가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었다”고 직격했다.

윤 의원은 “윤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은 총 29건의 탄핵안을 발의했고,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입법 폭주를 강행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25차례나 행사해야 했다”며 “정부 제출의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통과시켜 정치를 넘어 경제, 산업 제반 분야서 민생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대통령과 관저에 대한 체포·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려 하고 있는데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 자체가 없다. 공수처가 영장을 청구하는 것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며 1심 관할 법원이 서울중앙지법으로 규정돼있으나 서부지법서 영장을 발부받았던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는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드러나고 있는 우리 사회를 파괴하는 검은 카르텔의 민낯과 마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망상이나 과장이 아닌 진짜 현실로, 제대로 살펴보고 격파하는 것이 지상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 ‘수색영장 위법·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서울서부지법 마성영 부장판사는 “이 사건 체포·수색영장 혐의 사실에는 내란죄뿐만 아니라 직권남용권리행사죄 혐의사실 포함돼있다”며 “이는 형법 123조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공수처법 2조3호 가목에 포함된 범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것과 관련 있는 내란죄 혐의 사실에 포함했다고 해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국민의힘 및 윤 의원의 이른바 ‘판사 쇼핑’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법 31조는 서울중앙지법 관할로 하지만 범죄지, 증거 소재지, 피고인의 특별한 사정 등을 고려해 수사처 검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른 관할 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고위공직자범죄 등의 사건의 1심 관할 법원이 반드시 서울중앙지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법부가 직접 여당 및 개인 의원 주장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일, 국민의힘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해당 판사에 대해 탄핵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영장판사의 불법적 영장 발부에 대해 지도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탄핵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판사 탄핵의 국회 본회의 의결정족수가 151명 이상인데, 여당 의석수는 108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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