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이재명 회동 제안에 거부권 행사? “현안 우선”

2025.04.01 11:13:54 호수 0호

민주, 마은혁 임명 거부에 ‘쌍탄핵’ 초읽기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던 회동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민주당의 압박 수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무총리실 공보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현재 한 권한대행은 임박한 관세 부과 등 통상 전쟁 대응, 다수의 고령 어르신이 포함된 산불 피해 이재민 지원 대책 지휘를 국정 최우선에 놓고 있다”며 “현안에 우선 대응한 뒤 (회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의 회동 거부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한 대응과 동시에 사실상 즉각적인 회동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여러 차례 회동 제안에 한 권한대행의 응답이 없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서 제1야당 대표의 간절한 전화와 문자에 답이 없다는 게 상식적이냐”고 공세를 펼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한 권한대행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여러 차례 회동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이번 회동 제안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던 것으로 읽힌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권한대행은 이날 사전 예고 없이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방문하며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당초 이날 공개 일정이 없었음에도, 갑작스럽게 일정 공지를 내고 현장 방문을 강행한 것이다. 이는 이 대표의 회동 제안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정치적 압박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행보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사실상 재탄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뿐 아니라 권한대행 시절 마 후보자 임명을 미룬 최상목 부총리까지 겨냥한 이른바 ‘쌍탄핵’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회동 제안도 민주당이 쌍탄핵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권한대행의 회동 거부를 부각시켜 정치적 공세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국정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마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일절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불가피하게 이런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회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관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여야 합의 전까지는 마 후보자 임명을 유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1일 오전에도 정부 종합청사서 마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거나 헌법과 법률을 고의로 위반하는 자는 공직자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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