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거듭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내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계가 공천 룰을 사이에 두고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이며 불혐화음을 내고 있는 상황서 이번 이 의원의 총선 불출마가 민주당에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요구하며 경기도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했던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2대 총선에 남아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선거법만 지켜주십시오.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 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해달라”며 “미래는 문제 해결의 정치‧연합정치의 시대다. 이번 총선서 연합정치의 토대를 확보하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요청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의 길로 가서는 안 된다. 당도 그동안 수차례 했던 대국민 정치개혁 약속을 깨고 분열의 명분을 줘선 안 된다”며 “내일은 당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또 “당 입장을 정하자던 의원총회일로부터 벌써 2주가 지났고 급기야 어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규칙도 없이 총선이 시작된 셈”이라고 지적하며 “내일은 반드시 우리 당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제게 남아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하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 퇴행만은 안 된다.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한 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 리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도 호소한다.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아니다. ‘멋지게 이깁시다’. 용기를 냅시다. 양당 기득권이 아닌 국민 편에 서겠다고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서 1당 합시다.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깁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총선서 멋없게 이기면 세상을 못 바꾼다. 대선이 어려워진다. 대선을 이겨도 증오정치가 계속되면 그 다음 대선서 윤석열보다 더한 대통령,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제 퇴행을 위해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하는 무리수를 둘 경우 총선 구도가 흔들리고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서 투표율이 떨어지고 47개 비례대표 중 몇 석이 아니라 총선의 본판인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의 목적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데 있는데 오늘날 한국의 증오정치는 정치의 목적, 싸움의 목적을 잃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같은 정책을 가진 세력과 연합하는, 연합정치의 길을 가야 한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목적이 있는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 전체 의석수를 현행(300석)대로 유지하면서 전국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준연동형(50%)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의석수를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고정하되, 비례대표 47석 중 30석만 연동형 상한선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당 득표율을 100% 반영해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달리 50%만 연동한다.
판사 출신의 이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53.4%를 득표해 43.7%에 그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김범수 후보를 9.7%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2017년 2월, 법원행정처에서 판사가, 판사들의 사법 개혁적 학술대회를 저지라하는 업무지시를 거부하면서 이른바 ‘양승태 사법 농단’ 사태를 이끌어냈던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세 차례의 법원 내부 진상조사 및 검찰 수사 끝에 전‧현직 판사 14명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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