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치킨 경영진 대여금 147억, 왜?

2025.05.22 16:05:00 호수 1532호

현금 감소로 직결된 돈의 흐름

빌려준 금액 두 배 이상 급증
받기는커녕…빚 쌓이는 현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운영사인 ‘깐부’가 오너에게 자금 지원을 거듭하고 있다. 경영진을 향한 대여금은 어느새 150억원을 육박할 정도로 커진 형국이다. 정작 회사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빚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데다, 자본과 부채 간 불균형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치킨 브랜드 ‘깐부치킨’ 운영사인 ‘깐부’는 2008년 2월 법인 설립과 함께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펼쳤다. 2012년 2월 가맹점 100곳 돌파에 이어, 2013년 8월 200곳을 넘기는 등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렸지만, 최근 들어 내실 위주의 운영을 도모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깐부치킨 가맹점은 169곳에 그친다. 

불균형

이런 이유로 매출 확대는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깐부의 매출은 2014년 321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0억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92억원으로, 전년(279억원) 대비 9.6% 증가했다.

대신 수익성만큼은 꽤나 양호한 흐름이다. 2022년 3억54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36억원으로 10배가량 확대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9억원으로 또 한 번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2년 1.6% ▲2023년 12.7% ▲지난해 16.8% 등이다.


지난해에는 공급 단가를 조정한 덕을 톡톡히 봤다. 깐부의 상품매출은 2023년 267억원에서 지난해 283억원으로 16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상품매출원가(상품매출에 대한 매출원가)는 153억원에서 143억원으로 10억원 줄었다. 상품매출 원가를 낮춰 수익 극대화를 실현한 모양새다.

안정적인 실적과 별개로 재정에서는 불균형이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는 306억원, 부채비율은 211.3%로 집계됐다. 총부채는 2년 전과 비교해 150억원가량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적정 수준(200% 이하)을 넘긴 상태다.

과도한 차입금이 재정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262억원으로, 이는 총부채 중 85.6%에 해당한다. 또한 총차입금 규모는 전년(226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차입금 항목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단기성 차입금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단기차입금 136억원, 유동성장기부채 4730만원)이 총차입금 중 52%에 해당된다. 매년 리파이낸싱을 거치더라도 상환의 압박에서 자유롭기 힘든 구조다.

보유 현금의 감소가 뚜렷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깐부는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1억원가량 늘었다. 그럼에도 연말 기준 현금은 3억1241만원에 불과했는데, 이는 전년(연말 현금 19억8373만원) 대비 1/6 수준이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2023년 65억원에서 1년 새 105억원으로 50억원가량 증가한 현금 감소로 직결된 양상이다. 특히 32억원에서 92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 단기대여금이 결정적이었다.

눈여겨볼 부분은 깐부가 대여한 거의 모든 자금이 경영진을 향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항목에 기재된 대여금은 153억원. 총자산(451억원)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이 외부로 빠져나가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96.1%에 해당하는 147억원은 주요 경영진에게 빌려준 금액이다.

지분 구조 및 경영 참여 등을 감안하면, 147억원 대부분이 김승일 깐부 대표이사에게 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창업주인 김 대표는 사실상 깐부 단일주주다. 공식적인 보유 지분은 80%이지만, 나머지 20%가 자기주식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깐부가 김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에게 빌려준 금액은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연말 기준 대여금은 ▲2021년 29억원 ▲2022년 33억원 ▲2023년 60억원 ▲지난해 147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상환 언제?


또한 깐부는 임대보증금으로 총 40억원을 주요 경영진에게 제공 중이고, 이를 채권으로 분류해놓은 상태다. 경영진은 부산 남구, 경기 화성시 등에서 깐부치킨 점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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