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유명 연예인 행세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2019.10.14 10:27:58 호수 1240호

[Q] A는 자신을 국내에 널리 인식된 유명 가수인 B와 유사한 외모로 꾸미고, 비슷한 성명을 사용하면서 마치 B인 것처럼 나이트클럽에 출연해 립싱크 공연을 했습니다. A는 자신이 이미테이션 가수임을 밝히지 않은 채, 마치 유명 가수 B가 직접 출연한 것처럼 “특별출연 인기가수 B가, 특별히 ○○나이트클럽에 왔습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손님이 요청하는 경우 실제 B의 서명과 유사한 글씨체로 B의 이름을 서명해 주는 등 A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위 B의 성명을 사용해 B의 가수로서의 영업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했습니다.



[A]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합니다) 제2조 제1호 (나)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標章), 그 밖에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상품 판매·서비스 제공방법 또는 간판·외관·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을 포함한다)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해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18조 제3항 제1호).

가수 B는 방송 등에 출연할 때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독특하게 수염을 길러 다른 가수들과 구분되는 외양으로 국내의 일반인들에게 인식돼왔습니다.

가수 B가 영리의 목적으로 나이트클럽 등지서 손님들에게 행하는 공연 활동은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영업상의 활동’에 해당합니다.

직업 가수가 공연활동 등을 하면서 사용하는 ‘가수의 성명’이 일반인들 대부분에게 해당 가수를 인식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고 우월적 지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영업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건서 대법원은 가수 B가 1993년경부터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여러 히트곡을 발표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어, 가수 B의 성명은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영업표지’라고 봤습니다.


따라서 이미테이션 가수 A가 가수 B의 성명을 진짜 자신의 이름인 것처럼 사용해 무대에 오른 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A가 B의 특징적인 외양을 따라한 것 자체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가 될까요? 대법원은 이에 대해서는 A에게 죄가 없다고 봤습니다.

그 이유로 ①단순히 모자와 선글라스 등으로 치장하고, 독특한 모양의 수염을 기르는 등의 타인의 외양과 독특한 행동 그 자체는 단지 무형적이고 가변적인 인상 내지 이미지에 가까운 것이어서,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로부터 구별되게 하는 고정적인 징표로서의 기능은 적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가수 B의 외양 등을 가수 B의 성명과 함께 총체적으로 파악해 이를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영업표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②이런 특징적인 외양과 행동까지 ‘영업표지’로 봐서 이를 이용한 행위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처벌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사람의 특정한 외양 등에 대해서까지 특정인의 독점적인 사용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이는 ‘영업표지’에 대해 들인 많은 노력 및 투자와 그로 인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성과를 보호해 무임승차자에 의한 경쟁질서의 왜곡을 막는 데 그 목적이 있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A가 유명 가수 B의 이름을 도용해 가수활동을 한 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지만, A가 B의 외모와 행동을 따라한 것 자체는 동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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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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