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병우 외삼촌, 박근령에 입김 행사 정황

2016.10.28 20:11:10 호수 0호

서초동서 2시간 만나 “병우 감싸달라” 부탁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스스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외삼촌이라고 주장하는 최모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에게 입김을 행사해 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씨는 박 전 이사장에게 소송을 부추기는가하면 그녀가 언론 인터뷰를 하기 전에 조언도 해줬다는 것. 한 종편 채널 인터뷰 전에는 서초동서 2시간 동안 만나 “(우)병우를 감싸달라”고 박 전 이사장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 상 우병우 사태가 벌어진 이후라는 점에서 조카(우 수석) 구명운동을 펼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씨는 지난 2011년 “육영재단 주차장을 임대해줄 테니 계약금을 달라”며 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박근령 전 이사장과 함께 기소돼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인물(박 전 이사장은 500만원). 박 전 이사장의 한 측근은 당시 사건에 대해 “박 전 이사장은 그 돈(7000만원)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박 전 이사장을 속여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는 등 최씨가 박 전 이사장 주변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변서 서성

최씨는 우 수석 외삼촌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박 전 이사장은 최씨를 특히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의 측근은 “최씨가 (우 수석의) 외삼촌이라고 하니 우 수석을 통해 자신을 구제해줄 것이라고 믿고 (박 전 이사장이) 더 최씨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씨 본인 또한 자신이 우 수석의 외삼촌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내가 주변에 우 수석 외삼촌이라고 말하고 다닌 적은 없다”면서도 “우 수석의 외삼촌은 맞다”고 인정했다. 본인이 우 수석 모친의 남동생이라는 주장이다.

최씨는 우 수석을 ‘병우’라고 친근하게 부르기도 했다. 우 수석 모친의 몇 번째 동생이 되는 것인지 정확한 관계를 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최씨는 “개인 사생활이기 때문에 알려주기는 곤란하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에 정확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담당자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해 달라고 메모도 남겼지만, 끝내 아무런 연락도 받을 수 없었다.

박 전 이사장의 측근이 최씨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은 크게 2가지. 박 전 이사장이 소송전을 벌이도록 최씨가 옆에서 부추기는가 하면, 언론 인터뷰 전 최씨가 박 전 이사장을 사전에 만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번째 의혹에 대해 박 전 이사장의 측근은 “최씨는 본인이 법학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점을 내세워 박 전 이사장을 자꾸 부추겨 소송을 걸게 한다. 일례로 한 재판서 벌금형이 선고됐는데 최씨가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해서 (박 전 이사장이) 항소를 하게 됐다“며 “현재 박 전 이사장은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재판이 길어지면 소송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옆에서 박 전 이사장을 자꾸 나쁜 쪽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박 전 이사장을 억대 사기 혐의로 고소했는데 그 돈도 최씨가 소송을 부추겨 박 전 이사장이 소송비용으로 쓰려고 빌렸다가 갚지 못해 사기죄를 덮어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청 공무원 신분으로 2006년 첫 인연
다수 재판에 관여…외삼촌 사칭 가능성도

두번째 의혹은 과정상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 의혹과 유사해 특히 주목된다. ‘우병우 사태’가 터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박 전 이사장은 한 종편 채널 인터뷰를 앞두고 서초동서 최씨를 만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최씨는 박 전 이사장에게 “우 수석 관련 질문도 나올 텐데 우 수석을 공격하지 말고 감싸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해당 인터뷰서 박 전 이사장은 앵커의 질문 취지에 관계없이 우 수석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발언을, 반면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해서는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만약 해당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박근혜-박근령’ 두 자매 모두 제3자의 말에 휘둘리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최씨가 과거 육영재단 일에 관여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 전 이사장의 한 측근에 따르면 “당시 고 박용철(박 전 이사장의 5촌 조카. 5촌 조카 살인사건의 당사자)씨가 육영재단을 장악하고 자료를 살펴봤더니 최씨에게 얼핏 봐도 수천만원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있었다“며 “박씨가 자료를 들고 나한테 찾아와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이후 박씨가 최씨에게 찾아가 거칠게 항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당시 최씨의 신분은 교육청 공무원이었다.


이 측근은 “몇 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대통령 친인척 등을 관리하는 부서)서 찾아 왔길래 이런 내용을 말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며 “마치 박 전 이사장이 나쁜 길로 빠지길 기다리는 것 같다. 최씨가 우 수석의 외삼촌이 아니라면 사칭죄로 처벌해야 하고, 외삼촌이 맞다면 더욱 철저하게 조사해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이후로 청와대로부터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는 것도 최씨가 박 전 이사장 주변에 남아 있으면 앞으로도 계속 문제를 일으킬 것 같아 공론화하는 것”이라고 취재에 응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최씨는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외삼촌 맞다”

최씨는 “박 전 이사장과 각종 소송에 함께 얽혀 있어 1년에 몇번 만나는 정도지 인터뷰하기 전에 조언해주고 그런 적은 없다. 내가 박 전 이사장을 꼬드겨 사기를 치게 하고 소송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말이 안 된다. 육영재단 일도 당시 나는 공무원이었는데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전 이사장의 입장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박 전 이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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