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 박근령(63)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2일, 1심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이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 전 이사장 수행비서 곽모(56)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박 전 이사장이 피해자와 납품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 (청탁에 필요한) 연락처를 전달하는 데 관여한 정황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박 전 이사장이 소송에 필요한 돈을 빌려달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이해했고, 납품계약을 도와주겠다는 곽씨의 말과 다르다고 생각해 차용증을 요구했다”며 “박 전 이사장도 이에 응해 원금과 이자를 피해자에 반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무죄를 떠나 박 전 이사장의 행동은 사려깊지 못했다. 잘 모르는 피해자와 법인에게서 거액의 돈을 빌린 건 도의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이사장은 재판 과정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억울하게 기소됐다’고 말했다”며 “진지하고 겸허하게 반성해 구설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곽씨에 대해선 “박 전 이사장의 영향력으로 납품을 도울 수 있는 것처럼 행세를 하며 돈을 받았다. 공직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박 전 이사장은 무죄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이 재판을 봤을 때 얼마나 실망하실까 걱정이었다”며 “잘한 일은 아니지만 고의적인 목적은 없었다는 것을 밝혀준 재판부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