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 마케팅’ 시대가 왔다

2009.12.01 09:57:28 호수 0호

재미와 실속…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웃음·재미를 추구하는 아이템 뜬다


펀 마케팅(Fun Marketing)은 고객을 즐겁게 만드는 판매 전략으로 불황일수록 유행한다는 마케팅 기법 중에 하나다. 이에 최근 팍팍해진 경제 상황 속에서 재미와 웃음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이른바 ‘펀(Fun)마케팅’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여전히 인기 있는 아이템은 있다. 더불어 불황일수록 더욱 눈길을 끄는 상품들도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함에서 벗어나 웃음과 재미를 추구하는 제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체험 마케팅

패션업체들은 가볍고 장난기 넘치는 동물 일러스트나 패턴을 넣은 아이템 등을 내세워 성인 남녀의 동심을 자극하고, 인테리어 소품이나 사무용품들은 익살맞은 캐릭터와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통해 실효성과 더불어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이는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점으로 변신한 ‘펀’마케팅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지난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서는 ‘해외 신개발 유망상품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세계경기 침체 여파로 절약, 안전, FUN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품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펀 마케팅의 일종으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체험마케팅이다. 체험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직접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잊지 못할 체험을 하게 하거나 감각을 자극해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이다.

2005년 3월에 오픈한 LG텔레콤의 즐거운 감성 충전소 ‘Phone & Fun’의 경우, 기존의 대리점에서 휴대폰 판매나 A/S 등 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했던 것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그야말로 디지털 놀이터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무료로 자신의 휴대폰에 MP3 파일을 다운로드받는 것은 물론 벨소리, 게임 등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휴대폰 통신사들의 체험마케팅은 SKT의 TTL존이나 KTF의 Show매장 등에서도 서로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TTL존의 경우 삼성동 코엑스몰의 메가박스 영화관에 위치하고 있어 영화를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이 일정금액의 멤버십 포인트만 차감하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보드게임, 영화감상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음료쿠폰으로 원하는 음료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엑스몰에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러 올 때마다 친구들과 TTL존을 찾는다는 A씨(23·여)는 “영화를 기다리는 30~4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면서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면 한 잔에 5000원이 훌쩍 넘는데 사용하지 않는 멤버십 포인트만으로도 이곳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들의 화장품 놀이터도 인기다. 여성들의 발길이 닿는 여대 앞이나 번화가 주변에는 TODA COSA나 뷰티크레딧, 에뛰드하우스 등 다양한 여성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방문 고객들이 마음껏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오픈된 형식의 매장으로 꾸며져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이러한 펀 마케팅은 제품 자체에 재미 요소를 가미해 제품 콘셉트 자체를 독특하게 만들거나 아이디어를 통해 재미있고 신선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또한, 색상·디자인·포장 등에 재미 요소를 첨가하는 경우도 많다.
인테리어부터 사무용품까지 다양한 소품과 문구류, 가구 등을 판매하는 사이트인 텐바이텐(
www.10x10.co.kr)에서는 ‘아이디어 상품’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이 곳 아이디어 상품 코너는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펀(Fun)한 아이디어 상품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인 꽃잎 책갈피는 책을 읽고 난 후 표시할 부분에 꽃잎을 한 개씩 떼어내서 붙여두는 제품으로 특히 여성층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상품평에는 “너무 예뻐 아까워서 못 쓰겠다”는 불평 아닌 불평과 함께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또한 엘라스토머수지(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폴리에틸렌계 탄성중합체) 소재로 만든 저금통으로 재미있는 표정의 얼굴 모형을 지닌 ‘페이스뱅크’는 손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입이 오물오물 움직이며 돈을 달라고 졸라 마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상품이다. 독특한 디자인이라 이색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음식점도 즐기는 공간으로


패스트푸드와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차세대 개념의 다이닝(dining) 매장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다이닝 매장이란 단순히 먹는(eating) 공간이 아니라 음식을 먹고 삶을 즐기는(enjoying) 개념의 친 고객형 차세대 매장을 의미한다.
T.G.I Friday’s나 아웃백, 베니건스와 같은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생일을 맞은 고객에게 직원들이 다 같이 고깔모자를 쓰고 노래를 불러주거나 악기를 연주해 주며 흥을 돋운다. 또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즉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찍어주고 축하 카드를 써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근하고 재미있게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다른 패스트푸드업체들도 매장에 어린이 놀이터를 설치하거나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설치하거나 통신망을 구축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편, 단독 매장이면서도 재미있는 마케팅과 이벤트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음식점들도 있다. 서울 수유리 먹자골목에 위치한 ‘웃기는 닭갈비’는 직원들의 특이한 옷차림과 유쾌한 유머, 다양한 이벤트를 앞세우며 수유리의 명소로 등극했다.
스파이더맨, 슈퍼맨, 환자복, 방금 탈옥한 죄수, 백설공주, 세일러문 등 이곳 직원들은 만화영화 캐릭터나 유명 연예인의 복장을 하고 매장 분위기를 주도한다.

첫인상으로 승부하는 ‘펀 네이밍’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변화를 담은 상호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에게 펀(Fun)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유행어의 활용이다.
특히 방송을 통해 히트를 쳐 유행이 된 말을 변형시킨 이름이나 업종 및 상품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발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 쉽게 남을 수 있는 이름을 활용하거나 인터넷 유행어 등의 활용 등으로 광고효과와 더불어 고객에게 좀 더 친근하고 쉽게 연상을 시키는 것이다.

또한 타깃 층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트렌드의 핵심을 읽어 그들만의 통용어나 유행어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술집 ‘부어라 마셔라 젊음이여’ ‘호프 한잔과 인생역전’, 미용업소 ‘머털도사’는 고객들만의 감성으로 이해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의 좋은 예이다.
또한 업종 및 상품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유머감각을 동원해 표현한 ‘위풍닭닭’ ‘돈데이(Day)’ ‘酒주총회’와 같은 이름은 고객이 들었을 때 업태를 쉽게 연상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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