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프랜차이즈, 해외시장 넘보다

2009.11.17 10:33:10 호수 0호

국내에서 경쟁력을 키운 토종 프랜차이즈들의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좋은 품질, 낮은 가격’을 앞세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토종 브랜드들은 그동안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해외의 유명 브랜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 자본의 힘을 업은 대형 브랜드가 아니라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해외로 뻗어나가는
토종 프랜차이즈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맞설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며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면 조만간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와 자웅을 겨룰 토종 글로벌 브랜드의 탄생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이뤄지기 시작한 시기는 90년대 중반부터. 그러나 당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 진출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2000년도를 전후해 기업 규모를 키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지금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중동, 중남미 지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중국 소주시 후동의 한 쇼핑타운 내에 있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
www.ti-amo.co.kr) 매장. 99㎡ 규모의 점포 안에는 어린아이부터 대학생, 직장인 등 중국인 손님들로 가득하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비싼 데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장은 문전성시. 한 달 매출만 우리 돈으로 5000만원에 이른다.

카페띠아모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 커피, 와플,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추가하고 테이크아웃 판매를 주로 하던 매장에 휴식 공간을 마련한 카페 개념을 도입, 계절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냈다. 메뉴 간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 커피와 샌드위치도 최상급 품질을 갖췄다. 이러한 차별화된 콘셉트를 배경으로 카페띠아모는 론칭 4년 만에 전국 가맹점 250개를 돌파하며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성동 사장은 “중국 외에 일본,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젤라또의 본고장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식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세워 국내에 900여 개 가맹점을 개설한 ‘잉크가이’(
www.inkguy.co.kr)는 미국, 호주, 싱가포르, 페루 등 12개국에 진출하면서 세계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의 한인사회와 교포 위주 영업의 제한된 운영 방법에서 탈피,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인을 상대로 가맹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최윤희 사장은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잉크나 토너 충전 및 재생품 사용은 이미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가맹점 개설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문의 역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식’ 브랜드들의
세계 진출도 늘어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할 수 있는 맛과 메뉴 개발 노력 등을 통해 ‘한식’(韓食) 브랜드들의 세계 시장 진출도 늘면서 한국산 글로벌 브랜드 탄생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놀부’는 지난 2006년 중국 베이징에 놀부항아리갈비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고, 현재 상하이에도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올해 싱가포르에 놀부항아리갈비 1호점을 내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까지 매장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본죽’도 2005년부터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점포를 오픈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LA, 라스베이거스 등에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중국에 4개, 일본에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을 오픈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가맹사업진흥법 등
정부도 다양한 지원 준비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를 운영하는 인토외식산업은 홍콩에서 한식 패스트푸드전문점 ‘도시락’(都市樂) 2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은 인토외식산업이 개발한 해외전용 브랜드로 소불고기비빔밥, 돌솥비빔밥, 순두부찌개, 해물파전 등의 한식 메뉴와 라면, 떡볶이 등의 분식 메뉴를 판매한다. 슬로우푸드인 한식을 패스트푸드 형태로 선보이며 현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들과 경쟁을 통해 공히 경쟁력을 검증받은 토종 프랜차이즈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탄생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특히 기존의 직영 매장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이 늘어나는 등 해외 진출 방식에서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와 영업망을 갖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시행된 가맹사업진흥법의 국제화 촉진을 위한 사업 내용에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 해외 가맹사업 시장조사 및 분석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농림수산식품부는 한식의 세계화 기반 구축, 해외 한식당 경쟁력 강화, 한식 조리사 해외 진출 지원 등의 사업을 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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