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에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두 가지를 집고 넘어가자.
첫째, 대통령 후보자와 정치권 특히 국회와의 관계에 관해서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국회 경험은 필수 코스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까지 모두 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대권에 도전했고 목적을 달성했다.
그런데 금번 대선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모두 국회와 무관한데 거대 정당의 대선후보로 당선됐다.
국회 경력이 풍부한 이낙연, 정세균, 홍준표, 유승민 등은 모두 맥도 못추고 무너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를 살피면 필자가 자주 언급하고는 했던 국회 무용론이 실현되는 게 아닌가, 오히려 대권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일어날 정도다.
아울러 이참에 문명 발달에 정확하게 역행하고 있는 국회를 반 토막 냈으면 하는 생각 역시 일어난다.
둘째, 대통령 후보자의 중요한 덕목인 도덕성이 철저히 파괴됐다는 점이다.
물론 지난 시절에도 도덕성에 문제를 지니고 있던 후보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경우 외형으로 드러난 능력으로 도덕성 부족을 커버했다.
그러나 금번에 출마한 두 후보의 도덕성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 여부가 무색할 정도로 심각했다.
그런데 후보자 본인뿐만 아니다. 후보자의 배우자 또 윤석열의 경우 장모까지 포함해 최악의 도덕성으로 무장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거대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제 정당들의 실체, 민심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패거리 문화에 함몰된 극단적 이기주의로 무장한 단체에 불과함을 보여줬다.
이제 제목에 언급한 안철수 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말인즉 안철수의 선택이 윤석열에게 도움이 됐느냐다.
두 사람 간 단일화가 이뤄지자 각 방송에 등장한 패널들은 이구동성으로 안철수 지지자들의 표심 향방을 거론하며 윤석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이 대목에서 덧붙이자. 필자는 누차에 걸쳐 문학인의 양심상 금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아무리 양보해서 생각해도 이재명과 윤석열은 필자의 시선에 보통은커녕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안철수가 필자의 투표권 행사에 명분을 줬다. 안철수가 배신을 용인하지 못하는 필자의 본능을 살려준 게다.
필자뿐 아니라 필자의 열렬한 팬인 아내와 아이도 필자가 두 사람이 단일화하기 전 <일요시사>를 통해 안철수의 결기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글을 봤던 터라 필자와 행동을 함께했다.
필자는 누차에 걸쳐 언급했다. 금번 대선은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그 기저에는 필자나 필자 가족 모두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리라는 전제하에 그리 판단했는데 안철수로 인해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
그런데 필자만 그럴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많은 중도 성향의 사람들이 필자처럼 안철수가 너무나 괘씸해서 투표했으리라 본다. 이를 확단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개표 결과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투표 바로 전날 윤석열의 10%p 차 압승, 그리고 조경태 직능본부장은 5%의 신승을 장담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0.73%p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참고로, 개표 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당은 환호를 반면 국민의힘은 침묵에 휩싸였다.
결국 안철수의 배신은 투표율은 높이고 윤석열 지지율은 낮추었다고 단언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