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의 정치학

2011.05.02 11:48:27 호수 0호

정치인 ‘반색’ 대통령도 ‘활짝’

현 정권 출범 후 정치인들의 ‘대통령 특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전까지 대통령 특사는 외교관 등 정부 관계자나 은퇴한 정치인 등이 주로 갔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 특사’로 길을 나선 정치인은 한나라당 친이·친박계는 물론 야권 인사들까지 망라했다.
 
또한 정치인들의 특사 파견이 정치권에 미친 영향력이 적지 않다. 친박계 좌장격이었던 김무성 의원도 지난 2009년 11월 대통령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다. 이후 김 의원은 세종시 정국을 거치며 ‘탈박’한데 이어 원내대표를 맡아 국정운영을 도와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을 거치며 담을 쌓았던 친이·친박 의원들과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야권 의원들이 같이 대통령 특사로 파견되며 소통하게 되고, 청와대와의 거리감도 좁히게 된 것이 정치적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일부 역할을 하지 않았겠냐”고 봤다.

여권 권력 갈등의 중심에 있었던 이상득 의원은 2선 후퇴 후 이 대통령의 특사로 세계를 누비며 자원외교를 펼쳐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이 의원은 7일부터 15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미 볼리비아와 페루를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대선주자들도 대통령 특사로 활약했다. 2008년 1월 이 대통령의 ‘4강 특사’에 이상득 의원이 일본특사로, 박근혜 전 대표가 중국특사, 정몽준 의원이 미국특사, 이재오 의원이 러시아 특사로 파견됐던 것. 이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이다.
이후에도 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대통령 특사로 유럽연합, 헝가리, 덴마크를 방문했으며 이번에 세 번째로 대통령 특사에 임명됐다. 정몽준 전 대표도 지난 2009년 8월에 미국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장례식 때 대통령특사로 조문단을 이끌었다.

한편, 지난달 28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에 나서겠다는 ‘친서 메시지’를 우리 정부에 전달하면서 ‘대북특사’에 새삼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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