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뜨고 진 인물 열전

2011.04.29 12:20:00 호수 0호

진흙 속 진주 ‘빛났다’

4·27 재보선을 계기로 몇몇 인사들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게 되거나 시야에서 멀어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최문순 전 의원은 재보선 당선을 계기로 인기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반면 김해을 재보선 전면에서 뛰었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 의사를 밝힌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가 인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됐다. 이 밖에 이번 재보선을 통해 뜨고 진 인물을 살펴봤다.


출마 하마평 오르며 정치적 가치 재발견
지금은 손 내젓지만 총선 역할론 ‘솔솔’ 



선거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후폭풍에 휩싸였고 승리를 움켜 쥔 이와 쓴잔을 마신 이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이는 재보선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출마가 거론됐던 이들 사이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권은 이번 재보선에서 ‘괜찮은’ 정치인을 다수 잃었다. 엄기영 전 MBC 사장과 강재섭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정치권에서 영입에 갖은 공을 들였던 엄 전 사장은 강원도지사 재보선에서 패하면서 정치권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재기를 노릴 수 있는 내년 총선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정치권이 기대했던 ‘파괴력 있는 거물급 정치인’의 면모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졌다.

무일까 인삼일까

지난 18대 총선 불출마로 정치권에서 멀어졌던 강 전 대표의 여의도 복귀도 요원해졌다. 특히 한나라당 강세 지역인 경기 분당을에서 민주당 손 대표에게 지면서 ‘15년 분당 토박이’를 강조했던 5선 중진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강 전 대표는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낙선사례 현수막을 뒤로 하고 여의도 문턱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분당을 재보선과 관련, 한나라당의 러브콜을 받았던 정운찬 전 총리의 표정도 밝지 않다. 정 전 총리는 수많은 권유에도 재보선 출마를 고사했다. 전략공천 얘기까지 나왔으나 신정아씨의 자서전 파문 등을 거치면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항마’로 거론되며 차기 대선주자 명단에 오를 일도 사실상 요원해졌다.

이에 반해 야권은 눈여겨 볼만한 ‘인물’을 찾았다. 지난해 7월 재보선에서 서울 은평을 재보선 출마자로 거론됐던 신경민 전 MBC 앵커가 그중 한명이다.

신 전 앵커는 당시 ‘이재오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정세균 대표가 직접 만나 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도 “민주주의와 언론을 탄압한 이명박 정부에 맞서 언론자유를 위해 노력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생각을 갖고 있는 참신하고 좋은 인물을 공천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전략공천에 무게를 실었던 인물이다. 노영민 대변인도 “신 전 앵커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하는 등 영입 논의가 급물살을 탔었다.

그러나 출마 후보들의 반발에 “지켜보는 입장”이었던 신 전 앵커는 결국 “은평을 재보선은 생각지 않기로 했다. 다가오는 정년 뒤 여러 가능성을 찾는 것이 나다운 행보”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신 전 앵커는 이번 분당을 재보선에서도 손 대표의 분당을 재보선 출마가 결정되기 전 ‘히든카드’로 거론됐다. 차영 대변인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고, 신 전 앵커도 “출마와 관련한 말을 전해들은 바도 없다”면서 사라지기는 했지만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에서 전 MBC 앵커 출신인 신경민 기자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도 분당을 재보선과 관련, 영입론이 제기됐었다. 비록 조 교수가 출마를 거부하면서 물거품이 되기는 했지만, 손 대표로부터 제안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조 교수는 “(손 대표를) 직접 만난 것도, (분당을 출마) 제안했던 것도, 간단하게 거절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내가 나가야 할 자리가 아니다. 내 능력이나 기질이나 모든 면에서 맞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간단하게 거절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정치권에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데 대해 학내에서도 여러 가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나 신 전 앵커와 조 교수 등 ‘뉴페이스’는 앞으로도 정치권의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영입명단 ‘오르락’

친노인사 중에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다.

특히 문 이사장은 김해을 재보선과 관련, 야권단일화의 조율을 맡으면서 정치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잠재적인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재보선을 계기로 그가 현실정치에 나설지 여부를 살피는 정치권과 달리 문 이사장은 “정치를 직접 하지 않고 있는 입장”이라며 “요즘 이명박 정부의 심한 실정, 악정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나 정신 등이 다시 부각되니까 그런 관심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데 대해서도 “그런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노무현재단을 통한 정치적 시민운동, 노 전 대통령이 말한 깨어 있는 시민을 키워나가고 세력화하는 것을 통해 우리 정치를 밑바닥에서 부터 바꿔 나가는 일들을 하는 것이 제 역할에 더 맞다”며 “그런 것을 통해 현실정치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내년 총선·대선에서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진보계 진영이 함께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룩해야 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가 도울 일이 있다면 힘껏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해을 재보선에서는 ‘친노 대표주자’로 꼽혔으나 친노 진영의 분열을 우려,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사무국장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거취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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