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아내 ‘납치 자작극’ 해프닝

2011.04.28 15:05:46 호수 0호

“여보~ 나 납치됐으니 얼른 돈 보내요”

“몸값 1억 5000만원 보내라” 문자
경찰 추적해보니 호텔서 ‘쿨쿨’



30대 주부가 아들과 함께 괴한에 납치됐다며 자작극을 벌여 서울과 경기 경찰이 비상대기 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긴급배치 명령을 받은 경찰서는 서울·경기지방경찰청 산하 72곳에 달했다.

지난 26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 사는 이모(33)씨는 이날 오후6시경 아들 심모(6)군과 함께 소아과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섰다. 그러나 집을 나선 지 50분 만에 남편의 휴대폰에 ‘납치됐으니 1억5000만원을 몸값으로 보내야 한다’는 문자메시지가 왔고 아내의 휴대폰 전원이 꺼져있는 것을 확인한 남편은 납치라고 판단,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심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괴한들이 부인이 타고 나간 은색 그랜저 차량을 타고 서울 명동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서울시내 31곳 경찰서에 즉시 상황을 전달하고 각 경찰서 별로 서울시내 전역의 주요 도로와 길목에 차량 300여대와 경찰서 강력계 인원 및 지구대와 파출소 대기자 등 전 경찰인력을 동원해 범인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이씨 모자는 납치된 게 아니었다. 경찰은 해당 차량에 부착된 내비게이션의 위성항법장치(GPS)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최종 종착지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확인돼 오후 11시쯤 현장을 덮쳤으나, 부인과 아들은 객실 안에서 태연하게 잠들어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애초 경찰은 이씨의 자작극으로 서울과 경기지역 경찰이 비상대기 하는 등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점을 들어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을 고려했다. 하지만 남편이 처벌을 원치 않고, 이씨가 최근 심한 우울증을 앓은 점과 사태가 이렇게 커질지 몰랐던 점으로 미뤄 귀가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우울증 때문에 최근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납치당했다며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것도 남편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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