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엘시티 거품 논란

2015.10.19 11:27:07 호수 0호

‘집값 대박’ 비싸도 너무 비싸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가 있다. 누구나 살고 싶은 환경이다. 그만큼 비싼 건 당연지사. 그런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 누군가는 이곳의 주인이 되어 바다의 풍경을 만끽하겠지만 소시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부산의 랜드마크로 회자 될 ‘해운대 엘시티’ 이야기다.



해운대 관광리조트 엘시티 개발사업은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옛 한국콘도와 주변부지 6만5934㎡에 85층 주거타워 2개동과 101층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주거용으로 건설되는 엘시티 더샵 2개동은 전용면적 144㎡, 161㎡, 186㎡ 아파트와 펜트하우스 등 882가구로 이뤄진다.

도 지나친 가격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조성공사인 만큼 화제가 된 건 당연했다. 견본주택 개관일인 지난 8일부터 단 3일간 누적 방문객수가 5만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더 놀라운 건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엄청난 몸값이다.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가 밝힌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펜트하우스(320㎡) 2가구의 분양가는 67억9600만원에 이른다. 평당 7000만원을 웃도는 분양가가 책정된 셈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펜트하우스 6가구 가운데 나머지 4가구(분양면적 316.67㎡, 95평형)의 분양가도 45억600만∼49억8600만원으로 평당 4600만원을 웃돈다.

바다 조망권 등 입지 특수성이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해운대 엘씨티 더샵의 높은 몸값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대 엘시티 더샵에 대한 분양가 거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운대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도를 지나친 가격이라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이다.


엘시티 더샵에 앞서 2008년 등장했던 해운대 우동 아이파크 423㎡(128평형)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57억6360만원(평당 4500만원)으로 거래됐다. 당시 분위기와 입지조건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둘 사이에는 10억원 이상 금액 차이가 발생한다.

평당 가격을 감안하면 둘 사이의 간극은 더욱 벌어진다. 수도권 최고급 아파트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 포레 377㎡ 펜트하우스의 분양가(52억5200만원, 평당 4605만원) 역시 엘시티 더샵에 못 미친다.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분양가 역시 인근 시세를 한참 넘어선다. 전체 882가구의 평당 가격은 평균 2730만원으로 부산에서 분양된 역대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다. 올해 부산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271만원이었다. 이마저도 지난해(971만원)보다 무려 31% 오른 가격이다.

‘해운대 랜드마크’ 펜트하우스 70억 육박
청약은 일단 성공…분양은 ‘글쎄’

엘시티 더샵의 분양가를 거품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이유는 공교롭게도 이곳의 입지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는 국내 최고 휴양지로 손꼽힌다. 휴가철에 다녀가는 사람이 10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만큼 숙박, 요식업, 오락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다만 이 같은 시설은 외부인이 해운대를 찾을 경우 쓰임새가 극대화된다. 달리 말하자면 거주자들에게는 특별한 이점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엘시티 더샵이 바다와 인접한 곳에 조성되는 만큼 여가 생활에 편리함을 더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항상 붐비는 관광지의 특성이 오히려 주거 만족도를 해치는 악재로 돌변해도 그리 놀라울 건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엘시티 더샵 청약은 일단 성공적이지만 청약이 분양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고 무작정 예측하긴 어렵다”며 “뛰어난 상품성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분양가”라고 말했다.

반대로 부산 지역 부동산업계 종사자 상당수는 엘시티 더샵의 성공적인 분양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첫 시작부터 관심이 남달랐다는 게 주된 이유다. 게다가 해운대라는 지역적 특성상 분양가 책정을 일반 아파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없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견본주택 개관 후 17개나 마련된 상담창구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대기번호를 뽑고 줄을 설 정도였다. 엘시티 더샵이 부산지역 최고 분양가에 대형 평수인데도 불구하고 높은 입지적 가치와 전용률, 고급 커뮤니티시설 등을 갖춘 게 주효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분양가 소문에 견본주택 현장을 찾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인색한 평을 내놓지만 실수요자들도 대거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개관 이틀째에는 국세청 담당자들이 견본주택 현장에 방문해 올바른 부동산 거래에 대한 당부와 견본주택 일대 점검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엘시티 더샵의 미래 투자가치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역시 한몫 거들고 있다. 통상 초고층 주택은 부동산시장이 호황기를 누릴 때 나타나는데 이 같은 건물은 문화, 여가, 휴식이라는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된 성격을 지닌다. 그 정점에 있는 게 바로 엘시티 더샵이다.

이런 의미에서 고급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엘시티 더샵은 최고의 상품이라 평해도 무방하다. 해운대 인접지역에서 엘시티 더샵을 능가할만한 최고 수준의 주거시설은 당분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층·향별로 차등을 두고는 있지만 바다조망은 물론 백사장까지 끼고 있는 만큼 엘시티 더샵 분양가는 일정부분 납득할 만하다“며 ”가치상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투자상품이라는 데 토를 달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 사람은 산다

한편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의 청약은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엘시티 839가구(특별공급 43가구 제외) 1순위 청약 결과 1만 4천96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7.84:1로 나타났다. 전용면적별로는 144.25㎡(264가구) 35.65:1, 161.98㎡(287가구) 8.43:1, 186.00㎡(282가구) 8.46:1, 244.29㎡(펜트하우스 4가구) 24.00:1, 244. 61㎡(펜트하우스 2가구) 68.50:1이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글로벌 마천루 전쟁

초고층 빌딩을 짓기 위해 세계 각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300m 이상 초고층 빌딩은 총 79채, 건설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100곳이 넘는다. 세계 각국이 연이어 초고층 빌딩 조성공사에 뛰어든 이유는 초고층빌딩의 높은 경제적 가치 때문이다. 관광수입 뿐만 아니라 임대수익도 극대화된다. '타이페이101' 빌딩이 대표적인 사례다.


타이페이101이 문을 연 지 4년째인 2008년에 대만 관광객은 이전보다 약 70%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타이페이101은 대만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도쿄의 '롯본기 힐스' 역시 평범한 주거지역을 하루 1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국내에서도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이 불고 있다. 특히 부산의 관광특구인 해운대는 50층 이상인 고층 빌딩만 25개에 달한다. 초고층빌딩을 찾는 사람을 모두 수용할만한 편의시설은 아직 미흡하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게다가 초고층건물은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대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단순 랜드마크를 넘어 초고층빌딩은 한정된 구역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최적의 방향일 수 있다”며 “다만 갑자기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경우 초고층빌딩 조성사업은 오리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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