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좋은 신발”

2010.07.27 10:54:28 호수 0호

송림수제화, 3대째 75년 신뢰와 정성으로 이어와


정치인 기업인 산악인 ‘단골’…장애인 신발에도 일가견
국내 최초 수제 등산화… 최근엔 20대 젊은 층들도 찾아


“사이즈가 우선이고 기능은 나중입니다. 1~2mm차이와 0.05mm차이가 엄청난 거죠. 말하자면 발이 편해야 된다는 거죠. 신발도 허리가 있습니다. 발등부분이 허리예요. 아무튼 구두 한 켤레가 완성되려면 세밀하게 나눠서 천 가지 공정을 정성스럽게 해야만 됩니다. 정성이 참 중요하지요. 또한 겉보다 속이 중요합니다. 속도 우피(소가죽)로 해 정밀한 공정을 거쳐야 되는 겁니다.”

수제화 전문점으로 가업을 이어가며 3대째 송림수제화(http://songlim1936.com
)를 맞고 있는 임명형 대표의 ‘구두 정성론’이다.

1936년 창업, 75년째 신발 만드는 기술로 ‘세상에서 가장 편한 발’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이 크다. 앞으로 이른바 100년의 가업을 이어가는 셈이다. 이곳에서 신발을 한번 신어보면 다른 신발은 못 신는다는 게 정설이다. 그만큼 ‘자신에 맞는 신발’을 만든다는 얘기다.

당연히 한번 신어보면 단골이 되는 것이다.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단골이 많다. 최근 들어서는 20대들도 ‘입소문’을 통해 이곳에서 단골이 된다고 한다. 1980년 김영삼 전 대통령도 상도동 자택에서 감금시절에 마음을 삭히려 등산화로 집 마당을 많이 밟고 다녔는데 등산화가 닳아 비서를 보내 이곳에서 밑창을 갈았다는 일화도 있다.



‘100년 기업’ 갖바치의 자긍심

국내 처음으로 수제등산화를 만든 곳으로도 유명한 송림수제화는 발이 편하다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전문산악인 허영호씨도 이곳 등산화로 등정에 성공한 송림수제화 마니아다. 허영호씨의 등산화 한쪽은 허씨 집에 있고 하나는 이곳에 전시돼 있다.

유명기업 그룹 회장도 단골이다. 등산화, 구두 등 신발에 정성을 다하는 까닭이다. 한번은 캐나다에서 다리가 10cm 짧은 동포가 현지에서 구두를 15번 수선했던 것을 송림에서 2번 수정 만에 만족시키는 등 장애인 신발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02-2279-1910)

“우리 양화의 역사는 100년도 안됩니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4~500년 된 제화점이 있습니다. 평생을 갖바치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입니까. 제 아들한테도 물려줄 생각이에요. 25년만 있으면 100년이죠. 저는 갖바치입니다.” 갖바치에 자긍심이 큰 임 대표다.

그는 이어 “세상에서 똑같은 발모양은 없어요. 그만큼 다른 차이를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발모양의 차이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데 20년의 세월이 걸렸지요. 편안한 신발 한 켤레 만드는 게 쉽지 않지요. 때문에 저희 집은 이미 틀을 짜놓은 신발 목형에 발을 맡긴 손님 신발을 만들지 않습니다. 목형은 항상 손님 발모양에 맞게 새로 짜는 거죠”라며 연신 송림수제화만의 정성과 손님 발에 적극 배려함을 시사했다.

임대표는 또 “일반적으로 제일 많이 신발 재료로 사용하는 게 송아지 가죽인데요, 송아지가죽도 편하지만 말가죽하고 악어가죽으로 신을 해 신으면 다른 가죽으로 된 신발을 신지 못합니다. 악어가죽과 말가죽은 주인 발에 적응하며 편안하게 합니다. 신을수록 편안하지요. 그리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가죽 중에 식별이 어려운 것들은 직접 보고 만지면 알 수 있습니다”라고 신발사이즈 외에 가죽에 대한 성질도 ‘캐치, ‘좋은 신발’ 만들기 정성이 깊음을 나타냈다. 지금도 90대 노인이 계속 ‘단골’인 이유이기도 하다.

곧 세계유명원단인 ‘쉴러드’를 소재로 한 등산화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계속되는 송림수제화의 ‘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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