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들 줄잇는 ‘홀로서기’, 과연 내실은?

2010.01.26 10:10:58 호수 0호

“‘독립 만세’ 외쳐볼까”

최근 톱스타 김태희가 가족과 함께 자신만의 회사인 루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유명 톱스타들이 기획사의 소속 배우가 아닌 자신만의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해 직접 운영하는 ‘홀로서기’ 붐이 일고 있다. 이미 많은 스타들이 자신만의 독립 매니지먼트사를 차린 데 이어 이효리, 전지현도 독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예계 스타들의 ‘홀로서기’, 과연 내실은 어떨까.

김태희 가족과 함께 회사 설립
구속 안 받고 수익 많아 선호


김태희는 지난 4년 6개월 동안 몸담아온 기획사 나무엑터스를 떠나 루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새롭게 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나무엑터스 측은 완전한 독립이 아니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협업’ 형식의 매니지먼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아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나무엑터스로부터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 및 광고, 홍보 마케팅 등 매니지먼트 대행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루아엔터테인먼트는 김태희의 형부인 정철우씨가 실질적인 운영을 하는 기획사다. 루아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지난해 7월15일 설립된 주식회사다. 본업인 연예인 매니지먼트업 외에 행사기획, 쇼핑몰 개발과 온라인 판매업 등 연예인 관련 사업이 주된 사업이다.
루아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김태희의 향후 활동은 기존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에이전시 시스템을 혼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며 “김태희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김태희 외에 현재 이효리, 전지현 등도 속속 홀로서기를 준비 중이다. 전지현은 지난해 소속사의 휴대전화 복제사건에도 불구하고 13년간 함께해온 싸이더스HQ와 재계약을 했다. 당시 별다른 조건 없이 1년 재계약을 했지만 올해부터는 독립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전지현은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블러드>의 제작자 빌콩과의 인연으로 올해 장쯔이와 영화 <설화와 비밀의 부채>에 출연한다.

전지현의 한 측근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올해부터 독립을 할 예정이다. 해외활동의 경우 빌콩이 큰 조언자로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표면적으로 빌콩에 매니지먼트를 맡기지 않았지만 빌콩이 대표로 있는 에드코 필름에서 대부분의 일을 봐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5월 엠넷 미디어와 계약이 만료되는 이효리는 핑클 시절 매니저 길종화씨와 함께 홀로 기획사 설립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길씨는 최근 길엔터테인먼트(가칭)를 설립하고 이효리의 향후 활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현재 소속사인 엠넷 미디어와 정규 음반 1장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시기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병헌·최지우·송승헌 등
한류스타들 대부분 독립



현재 정규앨범 4집을 준비 중으로 알려진 이효리 측은 우선 새 앨범 작업에 매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앨범이 현 소속사에서 내는 마지막 앨범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완성도를 높인다는 것이 이효리 측의 입장으로 보여진다.

연예인이 오너인 1인 기업은 배용준 이후 꾸준히 확대 재생산됐다. 이후 이병헌, 최지우, 송승헌, 권상우, 장동건, 비, 이미연, 소지섭, 이영애, 윤은혜 등이 독립 매니지먼트사를 차렸다. 이러한 경향은 2000년대 들어 한류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중요성과 함께 스타의 위상이 날로 커지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고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연예인들이 이렇게 기획사로부터 독립하려는 홀로서기 방식은 기획사에 구속된 관계에서 얻는 것보다 더 큰 이익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사 소속 배우로 활동할 경우 모든 일을 일괄 처리해주는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지만 때론 원하지 않는 작품에 출연하거나 이익 분배에서 갈등이 도출될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여력이 되는 톱스타일수록 자신에게 보다 집중된 매니지먼트와 효율적인 이익 분배 등을 위해 독립 매니지먼트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는 것이다.

구속된 관계에서보다
이익 효과 볼 수 있어

한 연예계 관계자는 “톱스타들이 개인사업자로 나서는 이유는 자유로운 작품 활동과 휴식 보장, 기존 수입 배분에 대한 누적된 불만 때문”이라며 “신인 때와 달리 스타가 되면 영화와 드라마, CF, 행사 등 모든 외부 활동을 기획사와 협의한 뒤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회사의 이해관계에서 100% 자유로울 순 없다. 억대의 계약금과 경비를 회수해야 하는 기획사 입장에선 연예인의 ‘회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어떻게든 출연 계약을 성사시키려 하고 이 과정에서 연예인은 썩 내키지 않는 작품에도 출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용준 첫발…전지현·이효리도 올해 가세
실질적 성과는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


여기에 최근 연예계의 불황도 한몫하고 있다. 전반적인 침체기에 수십억원의 계약금을 한 명의 스타들에게 안겨줄 만한 기획사를 찾기 힘든 상황인데다 톱스타들 역시 소속사의 큰 도움 없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의 CF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 수익금을 소속사와 배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단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의리나 인간적인 관계 등의 이유로 매년 1년씩의 연장 계약을 해온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연예계 스타들의 ‘홀로서기’ 성과는 어떨까. 배용준은 2007년 영화·광고 출연료, 개인 화보집과 캐릭터 상품 판매, 초상권료 등을 포함해 432억원에 달하는 소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용준은 2006년 97억5000만원의 소득세를 납부했다.
가수 비도 같은 해 250억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용준과 비를 보면 모두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적잖은 스타들이 적자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익 창출 윈도가 없다는 점이다. 한류스타들이 자기 이름을 내걸고 카페를 차리고, 화장품 론칭을 하는 등 부업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대표는 “홀로서기에 나선 톱스타가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 1호는 ‘독선’이다”라며 “자기 마음대로 회사를 운영하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홀로서기를 선택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더 키워야된다”고 강조했다. 

수익창출 ‘글쎄’
부업 나서기도

그는 이어 “스타 본연의 힘으로 인해 작품이나 CF 활동을 하는 것도 분명 많지만 매니지먼트의 노하우와 체계화된 시스템이 없었다면 그 역시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운영을 잘 해나가고 있는 스타들도 있지만 몇몇의 경우 재무관리 및 또 다른 지출에 의한 불편함으로 다시 소속사를 찾기도 한다. 개인 기획사 설립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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