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개인의 자산을 주식, 펀드, 부동산, 예금 등에 어떻게 배분해 굴려야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게 된다. 특히 새해가 밝은 요즘 개인 투자자들에게 올 한 해 재테크 시장은 어떤 모습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는 지난해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위기 한파로 자산 가치 폭락 등 그 후폭풍이 거셌던 탓이다. 이들은 올 한 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한지 혹은 주의해야 할 사안들은 어떤 것인지 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가 주요 시중은행의 자산운용 전문가들에게 효과적인 ‘2010년 재테크 포트폴리오’ 구성안에 대해 들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 및 해외 브릭스 펀드 투자 자산 40%까지 확대
시중은행 특판 예금 최대 금리 5%…안전자산 구축 위해 가입 필수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2010년 재테크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안정성’ 구축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특히 올해처럼 시장에 금리 인상 등의 불안요소가 산재한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의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해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박경아 외환은행 대치역지점 PB팀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일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높게 유지하면서 분산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해보다 정기예금이나 단기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팀장은 전체 투자자산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 이 중 40%를 안전자산, 40%를 펀드, 20%를 채권에 분산 투자하라는 그래프를 제시했다.
투자포트폴리오 구성 시
안전자산 보유 ‘충분히’
특히 그는 안전자산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의 특판 예금을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연말부터 각 시중은행들이 특별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특판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며 “연 5%대의 1년제 특판 정기예금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해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 최치성 PB도 특판 예금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팀장은 “현재 CD금리가 3% 후반대인 것에 비해 최근 발행되는 특판 예금의 경우 금리가 보통 4.9~5%에 이르는 고금리 상품”이라며 “이는 각 은행들이 대출 규모와 맞는 예금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상품인 만큼 발 빠른 움직임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업계에는 4.9%의 연 금리 상품인 농협의 ‘농협정기예금’, 1년 만기 최고 5%의 연 금리 상품인 신한은행의 ‘새출발정기예금’, 오는 29일까지 판매 예정인 하나은행의 ‘하나투게더예금’ 등 다양한 특판 예금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 있다.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폭발적이다. 이미 모두 소진돼 판매를 종료하거나 종료를 앞둔 상품들도 다수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다음 달까지 판매 예정이던 국민은행의 ‘고객사랑정기예금’은 수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 8일 판매가 조기 마감됐다. 총 2조원 한도로 판매되는 외환은행 ‘예스큰기쁨예금’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조만간 마감될 예정이다.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투자 자산 분배에 있어 안전자산을 확보한 이후에는 올 한 해 주식형 펀드에 집중 투자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국내외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으며 보유 자산의 40%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라는 데 입을 모았다. 외환은행 박 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 주식 시장의 전망이 좋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 ELS, 해외 아시아 신흥 시장에 대한 펀드 투자를 전체의 40%까지 계획하라”고 조언했다.
KB국민은행 이 팀장은 “금융권 내에서 올 한 해 주식 시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상승세와 함께 국내 1분기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코스피 지수가 1400~1900선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과 펀드에 자산의 40%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업계 전문가들이 올해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해 한국 시장의 회복세가 여타 국가에 비해 5개월 이상 빠른 수준이라는 것. 최근 세계 1위 투자기업인 골드만삭스도 ‘2010년 국내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한국 상장기업의 내년 코스피 지수는 23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올 한 해 황금알을 낳는 상품으로 정보기술(IT)과 전기, 자동차, 건설, 철강, 운송 업종을 꼽기도 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호재
해외 펀드 과세 ‘주의’
현대증권 부띠크모나코지점 김은정 지점장은 “세계 경기회복에 따라 수주가 늘어날 포스코와 현대제철, 삼성전자, 현대건설, SK에너지, 한전, 현대차 등이 구체적인 유망주로 꼽힌다”며 “또한 국내 정부와 세계 시장의 흐름에 따라 녹색산업과 관련한 주식의 성장세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등 대형주들의 주가 상승폭이 클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들 초대형주를 많이 들고 있는 펀드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펀드뿐 아니라 일부 해외 펀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해외 펀드가 턱없는 수익률로 고전하긴 했지만 신흥국가에 대한 올 한 해 성장세가 기대되는 만큼 적절히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주요 유망 투자 펀드로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에 투자하는 브릭스 펀드와 지난해 평균 100% 이상의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브라질 펀드, 러시아 펀드 등이 꼽혔다.
특히 브라질 펀드는 원자재가 풍부한 자원부국이자 오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 등으로 인한 특수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반면 올 한 해 정리해야 할 펀드로는 일본 펀드, 유럽 선진국 펀드 등이 꼽혔다. 외환은행 박 팀장은 “해당 펀드들은 경기악화의 영향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은 수익률 확보가 어려우므로 차라리 정리 후 브릭스 펀드 등으로 옮겨 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 운용 시 투자 배분에 있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해외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혜택 종료에 따라 종합소득세의 부담이 늘어나는 이들은 해외 펀드 투자의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SC제일은행 최 PB는 “펀드 투자 시 변동성에 대한 대비의 일환으로 통상 국내와 해외의 투자 비율을 50:50으로 유지하라고 조언해왔지만 올해부터는 해외 펀드에도 과세가 되기 때문에 이 비율을 60:40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시장은 여전히 ‘먹구름’…손익분기점 탈환 장기화 우려
펀드, 시장 변동성 대비해 수익률 10~15% 되면 환매 반복 전략
그는 이어 “적극적인 투자자들의 경우 신흥국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국내 투자에 집중해 국내와 해외의 투자비율을 70:30으로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펀드 투자의 안정적인 운영방법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KB국민은행 이 팀장은 “올해 펀드 의 경우 국내 외국인의 투기자금 움직임 등으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간 운용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며 “투자대비 기대수익률이 10~15% 정도가 되면 환매하고 재투자하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외 나머지 투자 자산에 대해서는 현금흐름이 안정된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거나 고수익채권 등에 전체의 20%가량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시중은행 자산운용전문가들은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SC제일은행 최 PB는 “국내 부동산 시장은 올 한 해도 여전히 답보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일부 부동산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있기는 하나 현지의 사정은 여전히 최악인데다 중국의 주택 시장 사정도 어둡기만 하다”며 “부동산 투자의 경우 세계 시장의 동조가 큰 만큼 잠재 위험도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114의 김규정 부장도 마찬가지의 전망을 내놓았다. 김 부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올해 부동산 투자를 하더라도 투자기간 대비 수익이 창출되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전망에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올 한 해 투자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투자자 입장과 달리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호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 확대와 금리 상승 등으로 기존 투자자들이 대출금 부담 등에 대한 타격을 받아 시장에 토해내는 경매 등 매매 물건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부동산 시장 회복 ‘어두워’
실수요자는 ‘기회’ 될 수도
이에 투자가 아닌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자들은 올 한 해 각종 분양, 매매, 경매 정보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부동산114 김 부장은 “알짜배기로 꼽히는 매입 지역은 송파 위례신도시, 광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은 일부 지역과 한강변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