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음모까지”은밀한 부위 보여야 뜬다?

2009.12.08 09:17:27 호수 0호

<재계뒷담화> ‘반라 행사걸’ 내세운 기업 본색

“벗기기 심하네” 제품 도우미 노출 수위 ‘아찔’
시선 집중 홍보효과 ‘톡톡’…자칫 역풍 우려도



기업 행사장이 노출 경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상품에 시선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지만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 야한 의상은 기본, 은밀한 부위가 공개되는 일도 다반사다. 급기야 거의 반라 모델이 행사장에서 퇴장 당한 ‘촌극’까지 벌어졌다. 홀딱 벗은 ‘그녀’들을 두고 정작 사용자인 기업은 고민이다. 왜일까. 그 이유를 따져봤다.

장면1. 지난달 26일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09’가 열린 부산 벡스코. 이번 지스타는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운 역대 최대 규모란 평가답게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그중 가장 ‘손님’이 몰린 곳은 엔씨소프트 부스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차기작 ‘블레이드 앤 소울’에 대한 관심이었지만 게임 속 캐릭터를 연출한 홍보 모델들의 심한 노출도 한몫했다. 2명의 모델은 각각 가슴이 깊게 파인 상의와 T팬티 차림으로 부스 앞에 섰다.

T팬티 ‘○○걸’ 등장

주최 측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야한 전시’를 막기 위해 만든 ▲비키니 및 속옷 형태 착용 금지 ▲하의 착용 시 골반 위로 착용 ▲상의는 전체 3분의2 이상 노출 금지 ▲옆트임 금지 등의 ‘도우미 복장규정’을 무색케 했다.
관람객들이 이들을 찍은 사진엔 모델의 음모가 노출된 이미지도 포함돼 있다. 전시장에선 ‘너무 야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왔고 결국 모델들이 퇴장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장면2. 2007년 11월14일 대만에서 열린 ‘2008 현대자동차 타이베이 신차전시회’. 현대차 홍보도우미는 몸에 딱 달라붙는 초미니 원피스를 입고 여러 포즈를 취해 세계 각국 언론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섹시한 포즈를 선보이던 모델은 속옷을 입지 않은 ‘노팬티’ 차림으로 나선 탓에 은밀한 부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 사진들은 중국 대륙을 떠들썩하게 했고 2년 후인 지난달 한국에서도 뒤늦게 화제가 됐다.

각종 전시회나 행사장 부스에 선 여성 모델들의 노출이 심각할 정도로 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른바 ‘○○걸’들의 노출 의상은 ‘뜨거운 감자’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갈수록 ‘더 벗는’ 추세로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야한 의상은 기본, 본의 아니게 은밀한 부위가 공개되는 일도 다반사다. 일각에선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관람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모델들의 특정 부분만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마구잡이로 유포하는 일반인 ‘도촬꾼’까지 등장한 상태다.

이벤트업체 한 직원은 “‘심하다’ ‘약하다’ 등 모델의 노출 수위를 두고 말들이 많지만 불과 몇 년 전과 현재를 비교하면 확실히 더 야해졌다”며 “모델들의 외모나 몸매를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성형 등으로 비주얼 수준이 평균화되면서 노출 쪽에 무게를 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인 기업들은 고민이다. 모델의 노출 수위가 넘쳐도 문제, 모자라도 문제다.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 또는 중견기업들은 행사에 참가한 본전(?)을 뽑기 위해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한 방’이 절실하다. 언론, 관람객 등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야한 모델들을 내세우는 이유다.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쭉쭉빵빵’모델들이 화끈할수록 시선 집중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노출 사고가 터질 경우 온라인 포털 검색 순위 상위에 오르는 등 기업 입장에선 그야말로 ‘대박’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제품 경쟁이 노출 경쟁으로 비화되면서 ‘모델 벗기기’가 상품을 띄우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된 셈이다.
이는 연예계에서 유행하는 ‘노이즈 마케팅’,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누드 시위’와 같은 개념이다. 일부 기업은 아예 에이전시를 통해 모델 노출 수위를 높이라는 노골적인 지시도 서슴지 않는다.

자동차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각종 언론매체 가운데 신문을 예로 들면 보통 행사 기사에 사진은 한 컷 정도만 실리는데 이때 눈에 확 띄는 모델을 세워야 지면을 차지할 수 있다”며 “이 분야에선 우스개로 ‘야하면 실린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섹시하고 강렬한 모델만큼 제품 홍보에 효과적인 아이템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염불보다 잿밥에 더 신경을 쓰다간 자칫 역풍을 맞기도 한다. 기껏 내놓은 제품이 반나체의 모델에 묻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노출 시비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다.

넘쳐도 모자라도 문제


실제 기업이 공들인 신제품보다 홍보 모델이 참신한 새얼굴로 ‘뜨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속보이는 선정성으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과 함께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기업도 한둘이 아니다.

모그룹 마케팅 담당자는 “회사 이미지에 부합하고 상품 극대화 차원에서 기업이 직접 행사 도우미의 의상을 선정하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제품과 모델 궁합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면 문제가 없지만 이에 벗어나면 시쳇말로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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