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의 부산사투리 열전

2009.11.10 11:13:23 호수 0호

“부산사투리 쓰면 뜬다 아이가”

‘애자’ 최강희…개그우먼 김숙에게 특강
‘비상’ 이채영…거리 속 육성 담아 반복


최근 부산을 배경으로 한 한국영화들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 속 부산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는 것. 하지만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들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영화들과 달리 걸쭉한 부산사투리를 구사하는 아가씨들이 등장했다는 점이 새롭다.
올여름 극장가를 장악한 <해운대>의 귀여운 부산 여자 강연희로 분한 하지원을 필두로 <애자>의 최강희와 <비상>의 이채영에 이르기까지 서울 토박이인 그녀들이 부산 출신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바로 부산사투리.

자칫 어설픈 사투리로 연기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 부산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녀들의 부산사투리 정복기를 살펴보자.

올 하반기 사투리 열전의 포문을 연 하지원은 <해운대> 무대인사에서도 부산사투리로 귀엽게 콧소리를 넣어 인사를 했다. 그녀는 사투리 특훈을 통해 작품 속 강연희로 다시 태어난 듯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그 자신감이 증명하듯 영화 속에서 상대역인 설경구에게 부산사람이 봐도 애간장이 녹는 “오빠야~” 하는 애교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애자> 최강희의 경우 절친한 친구인 부산 출신 개그우먼 김숙에게 사투리 특강을 부탁해서 촬영 틈틈이 전화로 친절한 개인상담까지 받았다.
영화 속 부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왈가닥 애자를 연기한 최강희는 이 특훈 덕분에 평소 그녀라면 상상할 수 없었던 “와 다이다이 완빵, 깽값 없이 한 판 붙을래?” 같은 걸쭉한 대사를 능숙하게 해내고 애자라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다.

<비상>의 이채영은 실제 부산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녹음해 놓고 들으며 따라 했다. 이채영은 “경상도 사투리와는 다른 부산사투리만의 리듬감이 있다”며 악보를 보고 외우듯 리듬감을 살려 사투리를 연습했다. 그녀는 촬영차 내려간 부산에서 틈틈이 짬을 내어 거리 속 육성을 담아내 무한 반복했다. 덕분에 <비상> 속 사랑을 갈구하는 수아의 절절한 외침, “내는 사랑하면 안 되는 기가!”는 듣는 이들의 가슴에 사무칠 만큼 완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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