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이식 현주소는 어디쯤?

2009.10.27 10:28:52 호수 0호

사체간이식, 생체간이식보다 먼저 장려돼야

우리나라 생체간이식과 사체간이식 모두 증가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의료원 간이식센터 전산팀에 따르면 생체간이식의 경우 2005년 530건, 2006년 560건, 2007년 620건, 2008년 725건이며 올해 9월 현재 545건이었으며 사체간이식의 경우 2005년 66건, 2006년 118건, 2007년 128건, 2008년 233건, 올해 9월 현재 181건이었다.
생체간이식의 수가 사체간이식보다 3~5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사체간이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간 이식 못 받는 경우 있다?

간이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간상태나 몸상태가 나빠서 간이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암 환자의 70%가 B형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10% 정도는 C형 만성 간질환과 연관된다.
한국의 경우 B형 간염 보유자는 5.5%이고 C형 간염 보유자는 전체 인구의 0.8~1.7%인데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10년이 지나면 11%에서, 20년이 지나면 35%에서 간암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간경변이나 간암에 걸린 경우 간이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때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간이식에 적합한 ‘간암초기’는 간암의 숫자가 1개이면서 5cm 이하이거나 3개 이하면서 암 직경이 3cm 미만일 경우 간이식수술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때 이식을 받으면 85% 이상이 완치된다.

하지만 간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간암이 혈관에 전이돼 간이식을 할 수 없는 경우다.
이 경우 간이식을 해도 간암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간이식이 권장되지 않는다. 또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 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간암은 대개 수십 년에 걸쳐 여러 번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돼야 암이 생기지만 간암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건국대병원 외과 이해원 교수는 “간이식을 원하는 환자 중에 간암 이외에 위암과 같은 다른 암이 발생한 경우도 간이식이 부적합하거나 폐나 심장 기능 등이 안 좋아서 수술 시 몸 상태가 수술자체를 이겨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또한 간염 바이러스가 활동성이어서 면역 억제제를 쓸 수 없어 간이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때 간이식이 영구적으로 부적합한 것이 아니라 부차적인 문제를 우선 치료해서 호전이 된 후에 간이식이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생체간이식이 사체간이식보다 훨씬 많지만 사체간이식이 먼저 장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간이식에는 사체간이식과 생체간이식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뇌사자의 기증이 많지 않아 뇌사자로부터 받은 사체간이식보다는 가족, 친지 등 산 공유자의 간을 이식받는 생체간이식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생체간이식’보다 ‘사체간이식’ 많아져야

생체이식의 경우 공유자가 간이식을 해줄 때 공유자의 간이 30~35% 남아있어야 한다. 건강한 20대 청년에서 간 전체 체적의 70%를 절제하고 30% 정도만 남겨둬도 대부분 생명에 지장이 없다.
또 간은 왕성한 재생력을 가지고 있어 3주내지 4주가 지나면 원래 간 크기의 90%까지 재생이 되는 장기다. 그러나 고령이거나 지방간이 심하거나 만성간염내지 간경변이 있을 때 재생력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과도한 간절제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생체간이식으로 사망할 확률은 0.5%로 사망률이 매우 낮지만 이식을 해줄 때 신중하게 상담해야 하는 이유는 사망률이 제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합병증도 큰 문제인데 생체간이식의 가장 심한 합병증은 간기능부전으로 이를 포함해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는 확률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한편 사체간이식의 경우 생체간이식보다 간용적이 더 크다는 장점도 있다. 용적이 크면 클수록 간이식이 용이하며 사체로부터 간이식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
다만 사체간이식은 극히 제한돼 있어 간경변으로 인해 당장 간이식을 받지못해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 장기기증자 대기자명단을 마냥 손놓고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나라 생체간이식 시장이 활성화돼 시술 건수 면에서 이미 일본을 앞질렀으며 한국의 생체간이식수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희의료원 외과 김주현 교수는 “생체간이식에는 공유자의 건강이라는 희생이 수반되기 때문에 생체간이식보다는 사체간이식의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뇌사자의 장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 또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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