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두손 든 사고뭉치 나쁜 아들

2009.09.01 09:09:48 호수 0호

<재계뒷담화>A회장 자녀 문제로 골치 사연

모 그룹 A회장이 철부지 자녀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사고뭉치 아들 B씨 문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B씨는 재벌가 자제들이 얽힌 각종 사건 사고 때마다 ‘지명 1순위’였다. 숱한 구설수에 오르내렸고 뒷말도 적지 않았다. 급기야 최근엔 대마초를 피우다 법정에 서기도 했다.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아들의 막무가내식 일탈을 지켜보는 A회장은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재벌가 2∼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재벌그룹들은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수년간 공들인 후계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로 분주하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황태자’들은 핵심 요직에서 저마다 확실한 입지를 다지며 그룹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총수들은 자랑거리로 자식들을 각종 행사에 대동하느라 바쁘다.

변함없는 ‘노란 싹수’

이를 지켜보는 A회장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장차 회사를 물려받아야 할 아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서다.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인 A회장은 당장 후계 작업이 급할 게 없다. 슬하에 둔 2남 중 장남인 B씨의 나이도 이제 막 20대에 접어들어 경영권 승계를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들을 경영 중인 A회장은 B씨에게 언젠간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만 하면 멀지 않은 미래가 벌써부터 갑갑하다. 전혀 개과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B씨의 ‘노란 싹수’가 걱정거리다.

재계 호사가들의 입방아를 종합하면 B씨는 재벌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버릇없는 악동’으로 소문난 인물이다. 회사 안팎에서도 “A회장이 사업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자식농사는 완전히 망쳤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B씨가 오랜만에 회사에 들르는 경우 임직원들에게 인사는커녕 나이 불문, 직급을 막론하고 반말을 툭툭 내뱉는다고 한다. 임직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당연지사. 자연스럽게 B씨를 둘러싼 뒷말이 흘러나왔고 호사가들의 안테나에도 어렵지 않게 포착됐다.

일찌감치 유학길에 올라 현재 미국 모 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재벌가 자제들이 연루된 지저분한 루머가 떠돌 때마다 거론돼 왔다. 상당수 미확인 소문에 그치기 일쑤이지만 사실에 근접한 소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평소 불량한 행동거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B씨는 지난해 재벌가 자제들에 대한 경·검찰의 대대적인 마약 수사가 진행될 당시에도 ‘살생부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B씨를 포함한 ‘신귀족’들이 서울 강남 유명 클럽 등지에서 은밀한 ‘환각 파티’ 또는 ‘난잡 파티’를 벌인다는 내용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소문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B씨가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 등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대기업 고위간부의 자제들과 함께 모두 3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휴게실과 이태원 K호텔 부근 골목 등에서 대마를 종이에 말아 피우다가 지난 3월 검찰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의 대마는 B씨가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중개인으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한 관계자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 선후배인 이들은 친분 관계를 유지, 한국에 잠시 입국했을 때에도 이태원 클럽 등에서 함께 어울렸다”며 “아직 어린 나이와 초범인 점 등이 참작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이번 사건으로 A회장뿐만 아니라 집안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태다.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일가 3세인 B씨가 유교적 사고가 짙은 가문에서 사고뭉치로 낙인찍힌 것. ‘자식 농사’를 중요시한 이 재벌 가문은 선대 회장들의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절약 정신은 A회장의 회사를 비롯해 범그룹 차원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으론 A회장의 유별난 자식 사랑이 B씨를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의견도 있다. A회장의 아들을 향한 애정은 자식을 사랑하는 여는 아버지와 다를 바 없지만 B씨를 너무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에도 회사 자문 변호사들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 모자라 극비리에 B씨의 뒤치다꺼리 전문인 ‘전담처리반’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B씨의 이미지 관리와 앞으로 또 발생할지 모르는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재계 한 호사가는 “B씨는 국내에서 구경조차 어려운 수억원대 최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몇 대씩 끌고 다니면서 재벌가 자제 티를 팍팍 내는 등 한심스러운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유한 태생적 배경과 아버지의 ‘오냐오냐’가 그를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세웠고 급기야 철창신세 직전까지 내몰은 꼴”이라고 혀를 찼다.

가문의 ‘골칫거리’

창립 이후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추문 한 번 없던 A회장의 회사로선 후계자의 구설수가 여간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회사 측은 오너의 아들에 대해 언급 자체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속으론 혹시 튈지 모르는 불똥을 우려하면서도 겉으론 아무런 상관없다는 투다. 나아가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회사 한 관계자는 “아무리 오너라도 사생활까지 어떻게 회사에서 알겠냐”며 “더구나 아들은 회사와 어떤 관계도 없어 더더욱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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