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쫄깃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에 따끈한 국물이 한데 어우러진 맛깔스런 칼국수가 그리워진다.
25년 전통을 자랑하는 ‘종로할머니손칼국수’는 그 옛날 할머니가 만들어 준 손칼국수가 그리워질 때 찾게되는 곳이다. 칼국수를 먹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파고다공원 뒷골목이 북적일 정도로, 종로구 돈의동 손칼국수 맛집으로 유명세를 치러온 곳이다.
원조 강전석 할머니가 19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던 그해부터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밀어낸 칼국수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골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맛으로 자리 잡았다.
또 2대 계승자 조순희 할머니가 가업을 이어가며 지금까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 온 이곳이 전통의 맛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최근 종로FnC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이곳 칼국수의 내용물은 국물과 국수, 고명으로 얹은 파와 김이 전부다. 언뜻 투박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소박해 보이지만 맛을 보면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깊은 국물 맛과 부드러운 면발을 자랑한다.
소박한 재료로 이처럼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맛에 대한 원칙 덕분이다.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잔기교를 부리지 않으며, 하루에 두 번 수제로 만들어서 숙성시켰다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 끓여주는 할머니가 해주신 칼국수맛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화 과정에서 1대 창업주 강전석 할머니는 모든 조리 과정과 원료 선별에 대한 부분에 직접 참여했다. 특히 무엇보다 그간 고수해온 맛에 대한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또 오태환 종로FnC 대표 역시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맹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회사 사옥 내에 R&D센터와 물류센터를 구축해 손발을 맞췄다.
이러한 맛에 대한 고집 끝에 종로할머니손칼국수는 칼국수와 칼제비, 만두, 막국수와 콩국수, 겨울 계절 메뉴인 팥칼국수와 들깨수제비 등의 넉넉한 상차림을 선보이고 있다.
오 대표를 비롯해 본사 직원들은 “맛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으며 원칙 또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으며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 온 전통적인 맛만큼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칼국수가 서민아이템인 만큼 5000원 전략을 꾸준히 가져갈 것이라고 하니 마음이 절로 든든해진다.
여기에 시골 할머니의 정감이 느껴지면서도 지나치게 전통적인 것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느낌까지 살린 인테리어를 구현해 ‘저렴한 칼국수를 먹으면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구나’라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어 만족도는 더욱 커진다.
작년 10월 가맹사업을 시작한 종로할머니손칼국수는 현재 직영점을 포함해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300개 가맹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피스나 주거지가 적절히 섞여 있는 상권에 주로 출점하고 있으며, 창업비용은 20평 기준 5600만원선. 본사에 따르면 매출 대비 수익률은 32% 정도다.
한편 종로FnC는 메뉴 특성상 칼국수전문점이 가진 저녁 시간대의 매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가 메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한 보쌈 메뉴가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최광범 종로FnC 과장은 “직접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100%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맛은 물론 품질에 대해서만큼은 자신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시간대별ㆍ시즌별로 전략적인 메뉴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매장 맞춤형 마케팅으로 펼쳐 나가겠다”며 창업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칼국수 전문점 창업 시 유의사항에 대해 윤인철 조선이공대 프랜차이즈서비스학과 교수는 “칼국수전문점은 식자재 원가가 낮아 마진이 높고 식자재 손실이 적어 창업아이템으로 인기가 많다. 특히 불경기가 되면 저렴한 가격대를 선호하게 되는 사회 특성상 경기를 타지 않고 꾸준하다는 장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윤 교수는 “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성숙기 업종이기 때문에 창업 시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