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 공격에 대해 “완벽한 군사적 성공이었으며, 이란의 핵을 완전히 초토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치켜세운 가운데, 현지 매체들의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 “전부 쓰레기”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CNN> 같은 가짜 뉴스들은 ‘뭐, 파괴되긴 했지만 완전히는 아니야’라고 비꼬려고 한다. 그게 그들이 하는 짓”이라며 “생명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 훌륭한 조종사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NN> <MSNBC>를 특정한 후 “쓰레기”라는 발언을 반복하며 “<CNN>은 조종사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MSNBC>도 마찬가지다. 진짜 패배자들이다. 볼 게 없어 보지만 전부 쓰레기에 비겁한 가짜 뉴스”라고 맹폭했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 능력에 대해선 “폭격으로 수십년 후퇴됐다. 완전히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또 “폭격당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재건하려 한다면 다시 공격하겠다”면서도 “핵시설 내부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시설 재건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비판적인 보도를 냈던 현지 매체들에 불만을 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일정에 앞서 취재진과의 짧은 질의응답에서도 “다른 방송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고 다 똑같다. 전부 가짜 뉴스일 뿐”이라며 기자들을 향해 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앞서 그는 자신의 SNS 투르스 소셜에 “<CNN> 기자 나타샤 버트란드는 <CNN>에서 해고돼야 한다. 무자비하게 비난받고 ‘개처럼’ 쫓겨나야 한다”고 말에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은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Operation Midnight Hammer)‘로 이란의 주요 핵시설들을 정밀 타격했다. 트럼프의 승인 아래 미군 합동전략사령부와 CIA(중앙정보국)가 작전을 수행했으며 나탄즈, 포르도, 아라크 등의 이란 주요 핵시설이 공격 대상이었다.
세 지역의 지하에 매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핵심 원심분리기 및 농축 우라늄 저장고 등이 주요 타깃이었다. 작전에는 지하 벙커 관통 가능한 초대형 벙커 버스터 MOP,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F-35A 라이트닝Ⅱ 등이 가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강력 규탄하면서 “중대하게 잘못된 행위다. 이번 공격은 국제법과 NPT 협약을 위반했다.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아브바스 아라흐치 외교부 장관도 “미국은 매우 큰 ‘레드 라인’을 넘었다. 외교적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선언했다.
이란 의회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행위는 ‘주권 침해’ ‘평화 위협’으로 강경한 대응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Completely and totally obliterated”(완전히 파괴됐다)는 ‘이란 핵시설 완전 파괴’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하지만 관련 기관의 최초 정보는 이와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몇 달 지연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하 원심분리기, 고농축 우라늄 비축 등 핵심 요소들은 대부분 ‘피해보다는 보존돼있는 상태’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들도 “포르도와 나탄즈 지역의 경우는 지하 깊이 매설돼있는 만큼 30K파운드급의 폭탄으로는 완전한 파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핵심 설비는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완전 파괴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과장된 발표일 가능성이 높다. 핵심 설비나 농축 우라늄은 이전됐거나 지하에 아직 남아 이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지하 핵 물질이나 우라늄 재고 손실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점, 위성사진 등에서도 입구나 지붕 피해, 지상 구조물의 파괴는 시각적으로 확인됐으나 지하 핵심 설비 상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 등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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