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0일, 광주 소재의 제석산 구름다리서 40대 남성 A씨가 아래 도로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남부경찰서 및 남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A씨는 제석산 구름다리서 37m 아래로 떨어져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다리 난간에 설치돼있던 2m 높이의 안전시설(난간)을 넘어 추락했다. 당시 A씨가 왜 철제 와이어로 돼있는 안전시설을 넘어섰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석산 구름다리는 제석로 개통 과정서 사업비 문제로 터널을 뚫지 않고, 산을 깎아 도로를 내는 방식으로 길이 트이면서 설치됐다. 기존 제석산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가 끊기자 양쪽을 잇는 구름다리가 놓이게 된 것이다.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생겼지만, 지난 2017년부터 6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등 잇단 사고가 발생해 왔다. 지난해엔 50대 남성이 난간 위로 올라가 투신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2017년엔 20대 남녀가 잇달아 뛰어내렸고, 이듬해 4월엔 60대 남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사고가 끊이지 않자 지난 2020년, 광주 남구청은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1.2m 높이의 와이어 난간을 현재의 2m 높이로 높였다. 지난 2022년엔 구름다리 초입 양쪽에 메시 울타리를 설치해 안전을 더욱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60대 남성(2022년), 20대 군인(지난 1월)이 추락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다른 안전시설을 더 보강해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구름다리 아래로 그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남구청에 따르면, 그물 설치는 범죄예방도시디자인 사업으로 2억원의 예산을 들였으며, 용역을 발주해 올해 안으로 설치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안전 난간을 넘어)실족사로 이어진 과거 추락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방문객 및 등산객들의 부주의로 인한 추락사는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며 “왜냐면 부주의로 인해 시설이 훼손·손상되지 않았고, 구름다리 노후 등의 문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그물망 설치에 회의적인 반응이 제기됐다. 구름다리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하게 되면 자연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일각에선 현재 설치돼있는 지자체의 안전시설엔 큰 무리가 없고 오히려 방문객들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히 지자체의 안전 관리소홀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씨는 실족이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구름다리 구조상 성인 남성이 구름다리 교각까지 올라가 실수로 2m 난간을 넘어 추락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해당 사고 글이 게시된 온라인 커뮤니티서도 비슷한 분위기의 댓글들이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저렇게까지 해놨는데 투신한 사람은 저격 안 하고 다리 문제로 치부하는 거냐?”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은 “그렇긴 하지만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면 문제 해결이 되지않는다. 사람이 문제라면서 이런 구조를 그냥 방치해야 하느냐? 막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느냐?” 고 따져 물었다.
해당 댓글엔 “사고와 사망을 동일시하면 안 된다” “2m짜리 난간을 뛰어 넘는 사람을 무슨 구조로 어떻게 막느냐? 님 주장은 칼 때문에 살인사건이 발생하니 판매를 중단하자는 말밖에 안 된다” “호수에 빠져 익사한 사람 있으면 호수 잘못이고, 산에서 사망한다고 산 잘못이냐?” “(지자체를)지적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 등등의 비판 대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한강 다리도 위험천만하다고 기사 나올 듯”이라고 조소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난간에 고압전류라도 흘러야 사고를 방지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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