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원내대표 선거 의원총회서 권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권 의원은 총 투표수 106표 중 72표로 과반 이상을 득표했으며, 김 의원은 34표를 얻는 데 그쳤다.
권 신임 원내대표는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릴 만큼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다. 윤 대통령의 경선 캠프 때 총괄상황실장을 맡았고, 이후 대선 승리를 이끈 개국공신 중 한 명으로도 손꼽힌다.
권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며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힘과 아량을 가져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관해 묻는 질문에 “10시부터 원내대표 선거라 내용을 읽지를 못했다”면서도 “얼핏 보니까 본인이 비상계엄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소견서로 보였다”고 답변했다.
권 신임 원내대표 앞에 놓여진 가장 시급한 불은 당장 이틀 뒤인 14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안 표결이다.
같은 당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지금 당론은 탄핵 부결이다. 당론을 변경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는 총의를 모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표결 자율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의총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의원들 각자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지만 중요 사항, 중요 현안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웠지만, 이날 한 대표가 찬성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후 당내에선 진종오·한지아 의원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가결까지 9부능선을 넘은 상황서, 남은 이틀 간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들의 표결 참여 여부 및 친한(친 한동훈)계 인사들의 추가 이탈표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제명, 출당하기 위한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윤리위를 소집해서 제명하는 것보다 그런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대통령이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탄핵 정국 속에서 전임인 추경호 의원도 친윤계였던 데다 신임 원내대표마저 윤석관으로 불리는 권 의원이 원내 사령탑에 오른 것을 두고 불편한 목소리도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한계 인사는 “친한계와 중립 성향의 인사를 합쳐도 2/3가 채 되지 않는데 탄핵 부결이라는 기존 당론을 관철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친윤계는 중도 성향의 김 의원보다는 권 신임 원내대표의 경험과 리더십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나경원 의원은 중진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권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이고 여야 간 협상 능력이 뛰어나다”며 “중진 의원들은 권성동 의원이 적합한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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