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배우 송재림(39)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연예계가 또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11월마다 연이어 전해지는 비보는 마치 저주라도 걸린 듯 ‘11월 괴담’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연예계 사망 사고가 11월에만 집중돼있는 것은 아니지만, 괴담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시초는 1987년 11월 가수 유재하의 죽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년 뒤 같은 달 가수 김현식의 사망은 이 같은 인식을 더욱 확고히 했고, 이후 11월은 연예계 불행의 달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실제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는 그룹 듀스 멤버 김성재, 배우 태민영, 정애란, 개그맨 양종철, 모델 김다울 등이 모두 11월에 사망해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201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들국화 멤버 조덕환, 배우 김자옥, 신성일, 임문수, 송재호, 박경득, 가수 이영숙, 구하라, 이동원, 홍세민, 최성빈, 나히, 개그우먼 박지선 등이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왜 유독 11월에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질까? 짧아지는 낮과 쌀쌀해진 날씨는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이런 심리 상태가 부정적인 뉴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든다.
또한 연말을 앞둔 연예계는 각종 시상식과 경쟁으로 더욱 치열해지면서, 사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더욱 크게 부각되는 경향도 다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심리학적 관점서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려는 경향 때문에 괴담이 지속된다고 입을 모은다.
11월에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 ‘역시 11월은 안 좋은 일이 많아’라고 생각하며, 이런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면서 괴담이 더욱 굳어진다는 것이다.
한 심리학 전문가는 “11월 괴담은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심리적인 요인과 사회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 현상”이라며 “11월에 유독 연예계 사망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사건에 더욱 주목하고 기억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송재림은 지난 12일 오후 12시30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그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2장이 발견됐다.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4일 오후 1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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