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아웃’ 강백호, WBC 호주전 1승 헌납했나?

2023.03.09 16:56:05 호수 0호

7회 말 2루타 치고도 아웃…8회 초엔 3점 홈런 허용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차전 호주전에서 한국대표팀 강백호가 2루타를 치고서도 세리머니를 하다 아웃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백호는 이날 4-5로 뒤지던 7회 말 1사 이후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최정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강백호는 한국프로야구(KBO) 한화 이글스 전 투수였던 워웍 서폴드가 던진 3구째 슬라이더가 한 복판으로 몰리자 힘껏 풀스윙했다. 배트에 맞은 공은 높이 떠서 펜스 근처까지 날아가 담장에 맞은 뒤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이 사이 강백호는 전력질주로 2루 베이스를 밟는 데 성공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베이스를 찍은 후 강백호는 오른팔을 헬맷 뒤쪽으로 넘기는 이른바 ‘안타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밟고 있던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졌다.

공을 전달받은 2루수 로비 글렌디닝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고 강백호의 허리춤에 공이 든 글로브를 갖다 댔다.

2루심은 강백호 쪽으로 이동하면서 살핀 후 세이프를 선언했고 호주 더그아웃에선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얼마 후 심판진은 기존 선언을 번복하며 아웃을 선언했고 강백호는 고개를 숙인 채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7회 말이었던 데다 4-5로 1점 차이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강백호의 이날 ‘세리머니 아웃’은 여러 모로 한국대표팀에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 아마추어 야구 경기도 아니고 국가를 대표해 출전하는 최대의 야구올림픽으로 불리는 WBC서 이 같은 주루사는 한국대표팀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특히 첫 게임이었고 약체로 평가받았던 호주에게 1승을 내준 빌미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더 뼈아팠다.

특히 앞서 쓰리런홈런을 쏴 올렸던 양의지가 강백호의 아웃 직후 우중간 안타를 쳐내면서 동점을 만들 수도 있던 상황이라 주루사는 더 더욱 아쉬웠다. 

끝내 한 점을 따라가지 못한 한국대표팀은 8회 초에 양현종이 호주에 쓰리런홈런을 얻어맞으며 패색이 짙어졌다.

공수가 뒤바뀌는 야구 종목의 특성상 수비나 공격에서 실수가 나왔던 팀은 반드시 다음 이닝서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게 야구계의 국룰로 정해져 있는데 이날도 같은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분위기’나 ‘흐름’이 승패와 직결되는 야구경기서 뼈아픈 실책은 선수단 전체의 사기 저하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이날 호주전을 중계했던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1차전 패배에 대해 “빨리 잊고 내일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백호의 세리머니 중 태그아웃에 대해선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장면”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결국 한국대표팀은 호주대표팀에 7-8로 패하면서 내일(10일) 예정돼있는 한일전에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임할 수밖에 없게 됐다. 2차전 한일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8강전에 진출이 가능하다. 

일본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뛰고 있는 다르빗슈를 선발투수로 기용을 예고한 만큼 한국대표팀에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앞서 강백호는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야구 3‧4위 결정전서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입길에 올랐던 바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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