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수첩> 골칫거리 된 ‘2주짜리’ 선거 홍보 현수막

2022.06.02 17:53:36 호수 0호

현수막 등 홍보물로 온실가스 배출량 1만8285t 발생
재생용지 사용·온라인 공보물 도입 목소리 나와

"선거 현수막 철거 힘들죠. 20여 명이 달라붙어서 오전 내내 철거합니다" 서대문구 건설관리과 관계자의 말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2일 오전 7시 서대문구청 광장은 트럭 5대와 20명의 구청 관계자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관계자들이 철거해야 할 현수막은 약 1000여 매. 철거된 현수막은 이날 늦은 오후 성동구 재활용프라자로 향한다.

 

 

이번 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는 7616명이다. 각 후보자는 선거구 내 읍·면·동마다 2장씩 현수막을 걸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선에 사용된 선거운동용 현수막은 12만 8000여 매로 추산된다. 이것을 한 줄로 이으면 1281km 정도 된다. 서울에서 도쿄까지의 거리다. 무게는 자그마치 192t에 달한다.

현수막은 폴리에스터 등 플라스틱 화학섬유 원단으로 제작된다. 썩지도 않고 소각하면 유독가스·미세 플라스틱이 대거 발생한다. 선거용 현수막은 약 2주간의 선거운동이 끝나면 '처리가 힘든 쓰레기'가 된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에 따르면 6.1 지선에서 사용된 현수막(192t)과 홍보물(1만2853t)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만8285t이다. 이는 플라스틱 일회용컵 3억5164만 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다. 이렇게 많은 '2주짜리' 일회용 현수막 쓰레기 대부분은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되고 있다. 선거를 치를수록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현수막 쓰레기 문제를 인지해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환경공단, 서울시교육청, 롯데홈쇼핑 등과 협약을 체결해 이번 지선에 사용된 현수막을 남산도서관 독서 공간 조성에 활용하기로 밝혔다.

그러나 재활용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다수다.

 

 

녹색연합은 후보자의 종이 공보물을 전자형 공보물로 전환해 현수막 사용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보물과 벽보 재질을 재생용지로 바꾸거나 온라인 공보물을 도입하는 등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전 세계에 큰 고통을 안겨줬던 코로나19는 환경 문제로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다. 선거 홍보도 좋지만, 병들어가는 지구를 생각해야 할 때다.

 

일요시사=박성원 기자(ps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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