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챌린지 “현장체험” “보여주기 쇼” 갑론을박

2022.04.07 10:16:13 호수 0호

고민정·박홍근 등 지하철 출근 두고 여야 온도 차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의 ‘휠체어 출근 챌린지’에 대해 “문재인정권 5년, 오로지 ‘일’은 제끼고 ‘쇼’만 했다. 마무리 쇼를 오늘 한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전 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숨결까지 알아먹는다는 고민정 의원님, 마지막 쇼 내지 마무리 쇼를 했다”며 고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장애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문재인정권, 고민정은 청와대에 먼저 항의해야 국회의원 아닌가?”라며 “오늘도 ‘고민하지 않는 고민정’ 의원은 세비를 이렇게 쓰며 ‘쇼’에 올인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요즘 장애인들은 ‘전동 휠체어’를 대부분 타고 다닌다”며 “(의원들의)쇼를 위해서는 전동 휠체어 대신 수동 휠체어를 타야겠죠? 그대들의 ‘흑역사’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저격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고 의원의 휠체어 출근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 처리한 뒤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보시는 게 우선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해서 운행이 지연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데 대해 “시민을 볼모로 삼은 투쟁방식”이라고 비난했던 바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시위로 인해 일반 시민들의 불편이 야기됐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장애인 이동권은 엘리베이터 설치가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몸소 느꼈다.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까지 안착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원내대표도 휠체어 출근 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서 “작은 턱에 휘청이고 얕은 경사에도 온몸이 긴장됐다. 일상이 되더라도 무뎌지지 않을 고통이고 누구도 적응할 수 없는 불편 그 자체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늘(6일) 아침 6시 봉화산역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 한 시간 반가량 이동하면서 제가 느낀 불편은 매우 컸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턱에 휘청이고 얕은 경사에도 온몸이 긴장됐다. 지하철을 타는 내내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면서 휠체어를 탄 제게 쏟아지는 시선이 의식돼 눈을 자꾸 아래로만 내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상이 되더라도 무뎌지지 않을 고통이고, 누구도 적응할 수 없는 불편 그 자체였다. 장애인 인권은 한 나라의 사회복지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는 잠시 멈췄지만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는 물론 인수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휠체어 출근 챌린지는 고 의원, 박 원내대표 외에도 김주영·김태년·신현영·유정주·이동주·이용빈·전용기·진성준 등 10여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날 휠체어 출근 챌린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카드 찍었는데 자동으로 안 열리는 개찰구가 어디 있으며 저 큰 휠체어 바퀴가 끼는 지하철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냉소했다.

이어 “당연히 비장애인이 휠체어 처음 타면 힘든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소신 있는 행동이다” “체험해보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좋다. 답은 현장에 있는 것” 등의 응원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일각에선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굳이 수동 휠체어를 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이번 민주당의 휠체어 출근 챌린지가 보여주기식 ‘쇼’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으려면 국회 차원의 입법 및 처리는 필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21대 국회에 계류 중인 장애인 관련 법안들 중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총 16건으로 2020년 6월26일 김영호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2020년 6월26일) 등 5건 개정안 중 3건만 원안 가결로 공포됐고 나머지 2건은 대안 반영으로 폐기됐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했던 동 개정안(2020년7월24일) 등 13건의 개정안은 해당 소관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또 장애인평생교육법안 역시 지난해 4월20일, 유기홍 민주당 의원 등 48명이 발의했지만 소관위(교육위)에 같은 해 7월14일 상정된 후 처리되지 못했고 지난 2월4일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등 13인이 발의했지만 소관위(교육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020년 6월19일, 임종성 민주당 의원 및 11인이 발의 후 총 38건의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15건이 대안 반영으로 폐기됐으며 나머지 19건의 법안들은 소관위에 머물러 있다(3건 공포).

전장연이 요구하는 대표적인 장애인 지원 법안에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장애인평생교육법 등이 있는데 이 중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은 법안 자체가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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