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기지개 이면에 도사리는 불안요소

2021.10.28 09:41:00 호수 1346호

재무제표 곳곳에서 목격된 물음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쌍용건설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외형적 성장은 충분히 이뤄졌지만 수익성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고, 심지어 재무상태에 빨간불마저 켜진 모습이다. 워크아웃 졸업 6년 만에 또다시 위기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977년 설립된 쌍용건설은 외환위기 사태의 여파로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4년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재무악화로 2013년 또다시 워크아웃 대상이 됐고, 법정관리를 거쳐 2015년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ICD는 지난해 말 기준 쌍용건설 지분 99.95%를 보유하고 있다.

부채의 늪

쌍용건설의 새 주인이 된 ICD는 기존 오너경영인이었던 김석준 현 쌍용건설 회장과의 동행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아버지 김종곤 전 쌍용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대광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쌍용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6년 만에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김 회장은 그룹 위기 때마다 중심을 지켰다. 쌍용건설이 2번의 워크아웃과 8번의 매각절차를 밟을 때도 고통을 분담하며 자리를 지켜 임직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다. 성과를 인정받은 김 회장은 지난 4월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쌍용건설이 ICD를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3번째 연임이다.


김 회장의 지휘 아래 쌍용건설은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연결기준 2015년 956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조4483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손실 1000억원대 부실회사에서 흑자 기업으로 변모했다.

쌍용건설이 기지개를 펼 수 있었던 건 해외 건설현장에서의 성과 덕분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30%대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 35.8% ▲2019년 37.2% ▲2020년 35.3%로 집계됐다.

별 볼일 없는 수익성…이유는?
많이 벌어도 남는 게 없는 현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수준에 불과했고 영업이익률은 0.17%에 그쳤다. 지난해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는 2015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우상향을 거듭했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이었다. 쌍용건설의 해외 매출은 ▲2017년 2618억원 ▲2018년 4408억원 ▲2019년 5418억 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7% 감소한 5109억원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재정건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전년(658억원) 대비 35% 증가한 888억원이고, 단기차입금의존도는 54.5%에서 80.3%로 뛰어올랐다. 차입금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부채 역시 545억원에서 758억원으로 200억원 가까이 증가했으며, 이자비용은 매년 40억원에서 지난해 5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부채비율은 400%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6년 242%였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년 후 310.3%까지 치솟았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418.5%를 기록했다. ICD에 인수된 이래 최고치다.

곳곳에 악재

별도기준 적용 시 쌍용건설(363.9%)의 부채비율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중 가장 나쁜 축에 속한다. ▲한진중공업(583.2%) ▲두산건설(411.1%) ▲SK에코플랜트(386.1%) ▲부영주택(378.4%) 등 네 곳만 쌍용건설보다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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