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뜬금없는 색즉시공 설왕설래

2020.03.16 11:49:21 호수 1262호

‘코로나19’로 정신 없는데…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뜬금없는 색즉시공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 정신연령 테스트 화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가 ‘코로나19’ 관련 단어로 도배되고 있는 가운데 뜬금없이 ‘정신연령 테스트’가 화제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색즉시공’의 뜻이 네티즌 사이에 연일 화제다.

뜬금포

정신연령 테스트는 32개 항목에 대해 답을 하면 응답자의 정신연령 결과를 제시하는 테스트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수많은 종류의 정신연령 테스트가 나오지만, 유독 한 사이트의 테스트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먼저 실제 나이를 기재해야 한다. 이후 ‘참을 대로 참았다, 이젠 더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힘든 일을 일부러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자주 우는 편이다’ ‘애 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등 총 32개 사항에 답하면 정신연령을 평가해준다. 

이 중 가장 시선을 끄는 사항은 11번 문항. 바로 ‘나는 색즉시공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색즉시공’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불교 구절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현실의 물질적 존재는 모두 인연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존재성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해 형체는 헛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형태가 있는 것은 모두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 본질은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른다는 것이다.

색즉시공은 중년 나이대에선 또 다른 뜻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 개봉한 영화 제목이 바로 <색즉시공>. 배우 임창정, 하지원이 주연을 맡아 성에 대해 노골적이고 질펀한 농담을 유쾌하게 펼치며 히트했던 영화다.

돌연 ‘정신연령 테스트’ 화제
질문 한 개 뜻 검색어 순위 올라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정신연령 테스트 꼭 해보고 싶어요’<oky1****> ‘호기심에 한번 해봤다 공감’<hanh****>
‘27살이나 더 많이 나왔다. 이것은 현실인가 꿈속인가’<heai****> ‘색즉시공 의미를 제대로 알 정도면 도인이지’<carm****>

‘의욕적이다. 화를 참을 수 있다. 젊게 산다고 생각한다고 하면 정신연령이 어리다고 나오고, 만사 귀찮다. 의욕이 없다. 자꾸 화가 난다. 꿈이 없다고 하면 정신연령이 높다고 나옴’<appl****> ‘이거 엉터리인데…평소에 정신연령 낮다는 소리 자주 듣고 나도 그걸 인지하는데 내 나이보다 10살 많다네∼’<icw0****>
 

▲ 영화 색즉시공 스틸컷

‘질문이 좀 어설프던데…’<jgn3****> ‘집에서 할 게 없으니깐 이게 1위냐?’<debb****> ‘이거 옛날에 했었는데…갑자기 왜 실검에 뜸? 이게 뭐라고?’<kwon****> ‘이런 거 검색하는 정신연령이 궁금하다’<choh****> ‘저게 왜 실검에 올라와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음’<ehrt****> ‘코로나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이 시국에 이딴 게 올라오다니…’<phs8****>

반야심경 나오는 불교 구절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근 들어 정신연령 테스트, 성격 테스트 등 급조한 것 같은 조잡한 사이트가 자꾸 실검 오르네’<dydg****> ‘진짜 이렇게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많을 리가 없잖아. 미래가 없고 현재만 보고 생각 없는 것들이 이렇게 많을 리가 없다’<thej****> ‘그래서 뭣이 중헌디?’<kdi9****>

‘코로나19 테스트 좀 만들어주지. 덤으로 실내에서 잘 지내는 법도 좀∼’<noti****> ‘본질은 ‘허무’란 뜻이 아니라 ‘무상’입니다. 무상은 항상 하는 것이 없어서 무어라 정해서 집착할 것이 없다는 뜻이지 허무가 아닙니다. 허무는 단멸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건 부처님이 가장 경계하신 외도 중의 하납니다’<mina****>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모든 생명은 초개체인 것으로, 나투고 사라지고 다시 나투는 생로병사 지금의 존재 나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제행무상은 결코 인생무상의 허무가 아니다’<brea****>

왜 1위냐?

‘색은 물질이고 공은 물질의 본질을 알게 되는 것이다. 공이 있어야만 물질인 것을 알고, 물질이 있어야 공을 알 수 있다. 둘은 같이 있어야 그 형태를 알 수 있다. 동전의 앞과 뒤가 있는 것처럼 어느 한 쪽만 있으면 존재할 수 없다’<ohsi****>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영화 ‘색즉시공’은?

영화 <색즉시공>은 2002년 12월 개봉한 작품으로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임창정, 하지원, 최성국 등이 출연했다.

한 대학의 에어로빅 동아리 여학생들과 차력 동아리 남학생들 사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작품.

하지원은 극중 대학 내 소문난 ‘퀸카’이자 에어로빅 실력자 은효 역을 맡아 20대 후반 늦깎이 대학생 임창정과 호흡을 맞췄다. 

개봉 당시 ‘18세 이상’ 등급 영화로는 드물게 전국 관객 420만명을 동원했다.


39회 백상예술대상서 영화 남자인기상, 영화 여자인기상 등을 수상했다. 2007년 시즌2 개봉, 2008년 뮤지컬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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