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야구단 창단> 김형기 교학팀장

2018.01.16 08:56:39 호수 1149호

“학생 받아놓고 나몰라 할 수 없죠”

인천대학교서만 30여년을 근속한 베테랑 김형기 평생교육원 교학팀장. 그는 야구부 창단설명회서 끊임없이 ‘할 수 있다’를 강조했다. 누구보다 학생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이날 이곳에 온 이들은 어느 곳에서도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이다. 패배의식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에게 당신도 100억짜리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일갈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라고 했던 러시아 명구를 떠올리게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야구부 창단배경에 대해서 알려달라.

▲최근에는 각 대학들이 전부 운동부를 폐지하거나 예산을 감축하는 추세다. 그런데 얼마 전 인천대학교 평생학습원 태권도부가 인천시 태권도부로는 10년 만에 전국체전서 은메달을 땄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종신 감독이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을 위한 야구부를 창단했으면 한다는 제안을 해 긍정적으로 검토 후 야구부를 만들게 됐다.

-평생교육원서 취득하는 학위는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면서 취득하게 되는 학위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차이가 없다. 동등한 정식학위가 나온다. 인천대학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서 84∼105학점 이하를 들으면 인천대학교 총장 명의의 학위가 발급이 되고, 인천대학교 학위가 싫다고 한다면 다른 학교서 140학점을 취득하면 교육부장관 명의의 학위를 받을 수도 있다. 둘 중에 하나를 학생이 선택하면 된다.


“프로 가지 못한 아이들도
제2의 인생 찾도록 도움”

-야구를 했던 특기생들은 일반학생들과는 학습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을 위한 눈높이 커리큘럼이 마련돼있나.

▲체육학 전공 커리큘럼이 있다. 체육생리학, 인체학 같은 과목들은 나중에 자기가 학위기를 가지고 석박사 과정에 진입하거나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과목들을 본인들에 맞게 설계, 관리해줄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프로로 성공하면 좋겠지만 인원은 한정돼있다. 제2의 길을 위한 대학의 방안이 중요할 것 같다.

▲가장 큰 고민이다. 이곳은 학교다. 학교서 학생들을 받아놓고 나 몰라라 하면 안 된다. 야구를 했던 아이들이 야구 쪽으로 진출하면 가장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없으니 심판, 기록원 등의 자격증을 딸 수 있게끔 할 것이다. 그들이 야구를 그만두더라도 제2의 인생을 찾아갈 수 있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꾸준히 자리를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금 동떨어진 답변일지도 모르겠지만 초심이다. 처음 이 제안을 해왔던 김종신 감독의 초심, 이 학교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온 아이들의 초심, 그리고 이들을 제대로 지원하겠다고 마음먹은 학교의 초심이 유지된다면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야구단서 프로선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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