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간 김문수의 노림수

2011.06.17 06:00:00 호수 0호

박정희 생가 첫 방문 “화해의 장 열어”
지사직 유지 하며 경선 출마 의미 밝혀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14일 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안방’격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이뤄진 TK지역 방문이란 점에서 정가의 시선이 쏠렸다. 구미시에 있는 금오공대 초청 특강에 앞서 잠시 들르는 형식이었지만 정치적 의미가 특별했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이날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 대표 경선 출마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뜻임을 시사했다.
김 지사가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경북지역 대학에서 특강을 한 것도 처음이다. 그의 고향이 경북 영천시임에도 정작 TK(대구·경북)에서 그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그만큼 이번 방문은 박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산업화 세력과 화해를 시도하는
동시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정치적 아성인 TK에 구애의 손을 내미는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김 지사는 생가에 도착한 뒤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 대한민국 산업혁명을 성공시킨 탁월한 지도력!’이라고 적었다. 이어 기자들을 만나 “산업화 당시 많은 사람이 수출 위주의 중공업 육성 정책은 실패한다며 반대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누가 옳았는지 증명됐다.

박 전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이 있었기에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혁명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탁월한 지도력’이란 표현을 4차례나 사용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너무 늦게 찾았다며 “나는 지각생”이라고도 했다.

김 지사는 이어 “박 전 대통령과의 화해의 자리”라면서 “(박 전 대통령) 생전에는 늘 반대하기만 했지만 (오늘은) 역사적인 만남이고 화해의 장”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의 이날 행보를 놓고 박 전 대통령과의 역사적 화해를 통해 노동운동가 경력의 민주투사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 보수층의 지지를 확산시키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지사는 이어 오후 금오공대 초청 특별강연 뒤 기자간담회 자리를 열어 “당권에 도전할 경우, 대권 출마를 못하게 되는 현행 규정 아래에서는 당권에 도전할 뜻이 없다”고 지적하며 “대권을 포기하고 당권에 도전하라는 제안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대권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에 도전할 의지를 내비쳤다.

지사직 포기에 대해 김 지사는 “지사직은 선출직이니까 가볍게 생각할 순 없고, 대통령 선거에 나가느냐 안 나가느냐는 당내 경선에서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대권 경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 전대와 관련, “국민의 눈이 번쩍 떠지는 신풍이 일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총선도 지금 식으로 가면 어렵다고 본다. 당 지도부를 정비해서 총력으로 해야 하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당헌 개정을 통한 당권·대권 분리 폐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나 혼자) 메아리 없는 주장을 하다가 끝난 거다.”라고 박 전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안이 받아들여졌다면 전대에 출마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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