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초 야구부 유영원 감독

2017.05.30 09:58:17 호수 1116호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지난 2015년 부임해 올해로 3년 차 감독인 유영원 학동초 야구부 감독은 선이 굵고 호방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야구를 처음으로 접하는 유소년 제자들에게는 세심함과 따뜻한 격려를 항상 아끼지 않는 배려심이 넘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중국서 개최됐던 ‘제1회 쑝마오배 국제유소년야구대회’서 서울지역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유 감독은 좋은 성적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다음은 유 감독과 일문일답.
 



- 이력과 경력은?

▲서울 용마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 동대문중학교와 동대문상고(현 청원고등학교), 한양대학교를 거쳐 한국프로야구 쌍방울레이더스서 선수생활을 했다. 내외야의 여러 포지션을 뛰었으나 쌍방울레이더스서의 마지막 포지션은 1루수였다. 

1995년 선수 은퇴 후에는 모교인 동대문상고(현 청원고)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상우고등학교 야구부의 창단 감독을 거쳐 지난 2015년 학동초등학교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현재 우리 팀 6학년 선수들이 내가 부임하던 해 야구에 입문한 제자들이다.

- 학동초 야구부의 현황은?
▲현재 야구부원은 20명인데 그중 4명은 이제 갓 야구에 입문한 선수들이다. 올해 등록된 선수 인원은 16명이다. 사실 강남 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야구부들은 알다시피 야구부원들의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체육교육의 일면을 보여주는 실례가 바로 강남 지역이다. 타 지역과 비교해서 학구열과 학업 성취도가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체육과 스포츠의 참여에는 오히려 타 지역보다 적극적이지 않다. 어찌 보면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잘못된 것 같기도 하다.


- 작년 활약했던 6학년 선수들이 올해 진학한 학교는?
▲관내의 언북중, 휘문중, 대치중 등과 건대부중, 그리고 자양중 등으로 진학했다.

-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원래 성격인가?
▲나라고 왜 감정이 없겠는가. 경기의 상황에 따라 기쁘기도 하고 화도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도자가 승부욕을 나타내면 선수들, 특히 초등학교 선수들같이 어린 유소년 선수들은 가장 먼저 당황하게 된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지도는 모든 상황을 편하게 받아들이며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편한 상황서 지도자와 선수, 선수와 선수간의 대화를 유도하며 지도하자는 것이 내 지도 철학이다.

모든 선수들의 고른 기량으로 승부
세심하고 따듯한 격려 아끼지 않아

어린 선수들은 필연적으로 훈련과 경기 중에 실수를 겪게 돼있다. 그러한 실수들 모두가 야구를 배우고 익혀가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실수를 많이 할수록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정 속에서 어린 선수들도 자신들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게 되고, 문제점을 인식하는 순간이 바로 발전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문제점에 대한 인식의 가장 바른 방법은 바로 대화라고 생각한다. 단, 훈련 도중 그 과정을 게을리하거나 성실치 못한 선수들에게는 반드시 질책을 한다.

- 본인의 지도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이 있는가?
▲야구에 관한 재질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분류하고 싶다. 하나는 동작에 관한 반응신경, 즉 민첩성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몸의 균형인 밸런스에 관한 것이다. 마지막의 하나는 스피드인데, 사실 스피드는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요소가 제일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린 유소년기에는 이러한 요소들 모두 훈련과 노력으로 많이 극복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와 궤를 같이해 야구에서의 좋은 자세를 입혀주는 것이 바로 유소년야구서 지도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재질을 타고나도 좋은 자세가 입혀지지 않으면 야구선수로 발전을 할 수가 없고, 아무리 좋은 자세를 갖췄어도 민첩성과 밸런스, 그리고 스피드가 동반되지 않으면 그 또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례를 들면, 나는 비주얼 자료를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평소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때의 모습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그 후에 그 동영상을 해당 선수와 함께 보며 질의를 통해 선수들의 이해와 문제점에 관한 인식을 유도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아니면 무엇을 잘했는지, 선수들이 자신들의 플레이 모습을 직접 보면서 대화를 하다 보면 결국 정신적, 신체적인 잠재력을 끌어낼 수가 있다.

- 주말리그와 LG배서 우승했다. 비결은?
▲적은 선수 인원이고 어떤 특출한 선수에 대한 의존 없이 모든 선수들의 고른 기량과 전력으로 승부를 이어나가는 팀이다. 이번 LG배 때도 6학년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른 것이 아니었다. 5학년 선수들의 백업과 고른 기량 등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오히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실력과 우승에 대단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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