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캐디 전성시대

2016.12.26 10:03:54 호수 0호

웬만한 선수보다 낫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210억원의 총상금을 걸고 33개 대회를 치렀다. 사상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는 한해 상금 총액 10억원을 넘긴 선수가 2014년 김효주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금수입 10억원을 넘긴 선수가 2명, 5억원을 넘긴 선수가 9명, 1억원을 넘긴 선수가 57명에 이를 만큼 풍성한 상금 잔치를 벌인 한 해였다. 이와 함께 늘 대회에서 선수의 곁을 지키는 동반자 캐디들의 수입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KLPGA 호황에 선호도 상승
전문 캐디 급속도로 늘어나

2014년 상금 수입 10억원을 넘긴 김효주의 캐디 서정우씨가 캐디 수입 1억원을 돌파한 첫 캐디였다. 올해 시즌 7승을 올리며 상금 13억원을 번 박성현의 캐디 장종학씨가 두 번째 억대 수입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수입은 계약에 따라 공개되지 않지만 최소 1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캐디는 전문성과 경력 등에 따라 매 대회 100만∼200만원의 캐디피를 받는다. 구장 탐사에 쓰는 하루와 연습라운드, 3∼4일간 치러지는 대회기간을 감안하면 거의 1주일 내내 경기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데 대한 수고비다.

장씨는 스무 번 정도 박성현의 백을 멘 만큼 적어도 2000만∼4000만원 안팎의 캐디피를 받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선수 성적에 비례해 주는 성과 수당, 보너스가 따로 있다. 캐디마다 다르지만 국내 투어 경험이 많은 베테랑 캐디는 우승상금의 5∼7%, 10위 이내면 상금의 3∼5% 정도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해외 투어에서는 A급 캐디가 최대 10%의 보너스를 받는 경우가 흔하지만 국내 투어에선 드문 얘기다.

캐디가 대세다

박성현의 우승 상금이 9억원이 넘는 것을 감안해 5∼7%를 적용하면 4500만~6300만원이고 10%라면 9000만원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우승하지 못했을 때의 보너스와 캐디피를 합치면 얼추 1억원 안팎의 금액이 나온다. 캐디의 수입이 많아지면서 전문 캐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는 30 ∼40명 정도가 캐디를 전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선수 지망생이나 레슨 프로로 활동하다 전문 캐디로 나선 이도 많다.


연 1억원 가볍게 찍는 스타 캐디
선수보다 벌이 좋은 선망 직종

한 프로지망생 출신 캐디는 “남자투어 프로로 뛰어봤자 연 3000만원 벌기도 힘들다는 걸 알고 캐디로 돌아섰다”며 “레슨프로를 하는 것보다 수입이 많다”고 말했다. 외국인 전문 캐디도 속속 한국 투어에 진출하고 있다. 올해 3승을 올린 고진영(21)의 캐디 딘 허든(호주)은 일본과 미국에서 전문 캐디로 일한 베테랑이다. 프로골퍼 출신인 허든은 대회당 1000달러의 기본급에다 예선을 통과하면 상금의 7%를 인센티브로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한 덕에 올해 1억원 이상 수입을 올렸다.

KLPGA투어 선수의 백을 시즌 내내 멘 전문 캐디들은 대부분 수천만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급’만 4000만원이 넘고 성적에 따른 보너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적지 않은 수입에 투어 프로 선수 전문 캐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투어 프로 전문 캐디가 인기 직업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KLPGA투어에는 투어 프로 선수 캐디를 아예 전업으로 삼는 전문 캐디가 50여명에 이른다. 프로 지망생이나 레슨 프로로 활동하다 전문 캐디로 나선 이들이 많다.

실력이 있다고 소문 난 캐디에게는 선수들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박성현을 떠나 보낸 장종학씨도 많은 선수에게서 백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심지어 LPGA투어에서 활동하던 캐디도 KLPGA 무대에 뛰어들었다. 올해 3승을 거둬 상금랭킹 2위에 오른 고진영(21)의 전속 캐디 딘 허든(호주)은 지난해까지 LPGA투어에서 전문 캐디로 일했다. LPGA투어에서 신지애(28)를 비롯한 한국 선수 백을 주로 멨던 인연으로 한국까지 진출했다.

선수보다 캐디

이번 시즌 내내 고진영의 백을 멘 허든은 대회당 1000달러의 기본급에다 컷을 통과하면 상금의 7%를 인센티브로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한 덕에 1억 원 이상 수입을 올렸다. 박성현의 캐디 장종학씨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말도 있다. 김지현(23)의 캐디 잭 오스틴(미국)도 LPGA투어에서 캐디로 일하다 KLPGA투어로 일터를 옮겼다. 오스틴 역시 LPGA투어에서 지은희(30) 등 한국 선수를 보좌했기에 한국이 낯설지 않다. 한국 투어는 기본급은 LPGA투어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각종 경비가 아주 적게 든다. KLPGA투어의 인기와 상금 규모가 커질수록 전문 캐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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