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 간과…
기본 중 기본도 몰라
주말 골퍼들이 지나치기 쉬운 골프규칙은 뭐가 있을까? 그리고 왜 간과할까? 많은 골프규칙 중 가장 기본적인 룰부터 알아본다. 먼저 ‘볼은 있는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룰이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에서 발간한 골프규칙 책자의 표지 안쪽 면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 있다. “Play the ball as it lies, play the course as you find it, and if you cannot do either, do what is fair. But to do what is fair, you need to know the Rules of Golf (볼은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고, 코스는 찾은 대로 플레이하십시오, 그리고 만일 위의 둘을 할 수 없다면, 공정한 것을 하십시오. 그러나 공정한 것을 하기 위해서는 골프의 규칙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볼은 움직이지 않은 그 상태대로 플레이하고, 코스는 정해져 있는 그대로, 비록 잘못 설정되어 있다고 해도 그대로 따라서 플레이해야 하며 만약 앞의 두 가지를 다 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공정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그러나 공정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골프의 규칙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제일 처음에 나오는 “볼은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라”는 것이다. 제일 근본은 볼이 어디에 있든 있는 그대로 움직이거나 옮겨 놓지 말고 플레이하라는 것이다.
초보 시절 동반자들은 흔히 “옮겨 놓고 플레이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정타를 치기 어려웠던 초보 시절에는 주변에서 그렇게 권하기도 했고 실제로 용납되기도 했다. 심지어 그 초보 골퍼가 기량이 향상되어도 옮겨 놓고 플레이하는 것이 규칙에 위반되는지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과거 페어 웨이 상태가 좋지 않아 로컬 룰로 “프리퍼드 라이 룰(Preferred Lie Rule)”을 적용해서 대회를 치르고 있었다. 마크하고, 집어올려, 닦고, 스코어 카드 하나 정도의 거리에(약 20cm) 플레이스하고 플레이하는 그런 규칙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플레이스한 이후 클럽 헤드로 볼을 옮겨 놓고 플레이하는 선수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옮겨 놓아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인가?
많은 주말 골퍼가 습관적으로 페어웨이 중앙 좋은 곳에 볼이 놓여 있어도 살짝 옮기고 플레이하는 경우가 있다. 살짝 옮겨 놓고 누가 볼까봐 급하게 플레이하다 보면 오히려 실수하는 경우가 더 많은 데도 말이다. 움직여 놓고 플레이해도 스코어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작은 내기를 하면서 종종 있는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하고, 옮겨 놓으면 벌타를 부과한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옮겨 놓고 플레이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규칙 강조라는 의미에서 보자면 올바른 것이겠지만 꼭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옮겨 놓고 플레이하는 것이 골퍼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비 패닉이라는 대학 코치가 하루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오늘은 페어웨이 상태가 좋지 않으니 ‘Play up’ 하자”고. 그 말을 들은 패닉 코치는 바로 이야기한다. “나가서 골프를 할 것인가? 아니면 골프가 아닌 다른 경기를 할 것인가?” Play up은 좋은 곳에 조금 옮겨 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보고 패닉 코치는 Play up 상태로 플레이하는 것은 더 이상 골프가 아니라고 강하게 말한다. 볼은 놓여 있는 그 상태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