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고 야구부 한길세 감독

2016.10.25 10:05:46 호수 0호

“대안학교라 싫다? 좋은 게 더 많아요!”

지난 91일 성지고 야구부 감독으로 선임된 한길세 감독은 보성중고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보성중 감독을 거쳐 서울의 신월중에서 21년 동안 감독으로 재직한 바 있는 노련한 지도자다. 신월중 감독 시절 경헌호(LG 트윈스 투수), 김선우(전 두산 베어스 투수), 채병용(SK 와이번스 투수), 김태완(한화 이글스) 등 스타급 선수들을 키워냈다. 성지고 야구부 감독을 맡아 다시 한번 훌륭한 선수들을 발굴해 키워내려는 그를 만나봤다.



-성지고 야구부 인원들 현황은?

현재 2학년 9, 1학년 7명으로 16명이다. 3학년 졸업 예정자는 10명이고, 내년도 중학교 진학 예정자는 2명뿐이다. 1학년과 2학년 16명 중, 중학교에 진학했던 인원은 6명이고 나머지 10명은 다른 고등학교서 전학 온 선수들이다.

-다른 팀들에 비하면 선수수가 적은 상황이다.

대안학교의 잘못된 이미지랄까? 선수와 학부모들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정보 전달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소위 야구의 명문고에 입학하는 선수들 수가 한 학년에만 30명 이상이 되는 학교들이 많은데, 이들 중 많은 선수들이 한 시즌이 끝나면 경쟁서 누락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타 학교 이적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선수들을 수급 받아 세심하게 조련해 야구부의 성적을 올리고 프로로 가는 선수들도 배출하고, 대학으로 진학도 원활하게 시켜가며 성지고 야구부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나의 가장 기본적인 발전계획인데, 성지고가 일반고가 아닌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적에서 발생하는 이미지상의 오해가 있다. 사실 성지고로 이적하게 되면 일반고로 이적하는 것보다 유리한 점들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오해인가. 그리고 성지고로 이적하면 유리한 점은?

오해라기보다는 용어의 차이라고 해야겠다. 이적을 하는 선수의 생활기록부에 전학이냐 자퇴냐 하는 표기에 성지고로 이적한다면 자퇴 표기를 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특히 학부모들이 거부감을 갖는 것 같다. 그러나 야구선수들이 더 경기에 빨리 나가고 뛰어야 한다는 개념에서 그러한 용어와 형식의 차이는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생활기록부에 자퇴 사유의 기록 시 야구와 관련된 설명을 반드시 기재하게 돼 있고, 그러한 용어의 차이로 선수들의 이력과 인생에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말씀을 학부모들께 드리고 싶다. 어떤 선수가 성지고로 이적하게 되면 바로 이적 당일 생활기록부에 성지고 학생으로 등록되며, 해마다 2월과 9월에 시행하는 야구협회의 선수에 이적 당일 바로 등록되어 성지고 선수등록을 할 수가 있다.

성지고는 대안학교로 졸업 후 고등학교 학력이 자동으로 부여되기 때문에 여타의 몇몇 대안학교처럼 따로 고졸자격 검정고시 같은 것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유리한 점은 오히려 예체능에 특화된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솔직히 다른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연습시간과 대외적으로 경기에 참가하는 시간의 할애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설립자인 이사장님과 학교차원의 야구부에 대한 지원이 매우 전폭적이고 적극적이다. 전용 연습장과 야구부의 전용버스가 있고, 현재 연습장 바로 옆으로 선수단 숙소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춰져학부모들도 많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대학진학시 학교 생활기록부와 성적기록부등 내신 비중이 체육특기생의 진학에도 높아질 텐데 이런 면에서도 대안학교인 성지고에서의 경쟁력이 더 유리하지 않겠나.

-내년도 중학교서 성지고로 진학하는 선수는?

현재 중학교서 두 명이 성지고로 진학할 예정이다. 정말 적은 수이다. 얼마 전에 충암고 등 야구 명문고의 1학년과 2학년 선수들이 시즌 끝나고 타 학교로 많이 이적했다고 들었다. 문제는 이적한 팀에서도 경쟁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성지고에도 경쟁은 존재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곳이다.

-현재 시행 중인 중학교 선수들의 고등학교 임의배정에 따른 진학은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현실적으로 임의배정에 의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선수들은 해당 고등학교의 감독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부의 감독은 선수 훈련이나 경기뿐만 아니라 진로지도까지 책임져야 할 위치다. 그러한 부담까지 고등학교 지도자들에게 지어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오히려 성지고 같은 곳으로 이적하거나 진학해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 선수들 진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서울고에서도 1학년 선수 한 명이 이적해 왔는데 나는 성지고 감독이라는 위치를 떠나 야구의 선배로서 아주 잘 이적해 왔다고 생각한다. 거의 70명에 달하는 서울고보다는 이곳에서 경기 출전의 기회를 더 받으며 훌륭한 야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훨씬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즉 여러가지 야구의 여건은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현재 성지고 야구부의 상태를 어떻게 진단하나?

올 시즌 성지고는 단 1승을 했을 뿐이다. 선수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만연해 있다. 일단 기본기를 위주로 한 훈련을 소화하며 선수들에게 강한 멘탈을 주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배양해야 한다.

-선수 지도에 대한 원칙은?

선수들에 대한 지도원칙은 인성에 있다. 누구든 프로에 가지 못한다면 대학진학을 잘 해야 한다. 그리고 야구선수들은 정말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고생들을 하며 운동 하고 있는데 인생에서 고생한 만큼 반드시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탭의 구성은?

다음 주부터 수석코치가 합류한다. 일단 수석코치 합류 후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하면서 다른 코치들의 보강을 생각할 것이다. 코치진으로 2명의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일정은?

현재 우리의 훈련장 바로 옆으로 해병대가 운영하는 휴양소(청룡회관)가 있고, 민간인에게 개방된 시설로 숙소는 물론 식사제공과 목욕탕 시설까지 완비돼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성지고 내에 있는 선수단 숙소를 그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오전 수업 후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팀 훈련을 하고 석식 후에 개인훈련을 하는데, 숙소를 이전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훈련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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