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선 ‘히든카드’ 후보 열전

2011.02.02 09:35:00 호수 0호

판 커진 재보선에 여야 지도부 후보 물색 비상
거물급 정치인 출격에 재보선판 ‘차고 넘친다’



여야 지도부가 4월 재보선 후보 물색에 비상을 걸었다. 지난 1월27일 대법원 판결로 2곳이었던 재보선 지역구가 4곳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2심까지 당선 무효형이 난 몇몇 지역까지 추가되면 판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로 인해 4월 재보선이 향후 정국을 가를 뇌관으로 등장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여야 지도부도 사활을 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여의도에 4월 재보선 비상령이 내려졌다. 여야 당 지도부가 처한 정치적 상황과 4월 재보선이 연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대표가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조기전대론’이 거세게 불어 닥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이에 안 대표가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4월 재보선에 임하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대단하다.

여야 진검승부 벌인다

민주당도 장외투쟁과 희망대장정으로 ‘바깥정치’를 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정치력을 평가받는 자리라 각오가 만만치 않다. 특히 재보선이 확정된 4곳 중 3곳이 민주당의 것이었던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재보선의 판은 벌어졌다. 당초 4월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구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경기 분당을과 지난해 12월9일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최철국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을 정도였다.
그러나 운명의 ‘1월27일’ 박연차 게이트 관련 재판에서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각각 도지사직과 의원직을 상실, 강원도지사 선거와 전남 순천 국회의원 선거가 추가됐다.

여기에 ▲기초단체장(울산 중구, 동구) ▲광역의원(울산광역시, 충북, 전북) ▲기초의원 5곳 등까지 합치면 서울, 충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 14곳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또한 ‘골프장 로비 의혹’과 관련, 공성진(서울 강남을)·현경병(서울 노원갑) 의원이 2심까지 당선 무효형을 받은 상황이라 3월31일까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이들 지역도 재보선에 포함된다.

이 경우 4월 재보선은 상반기 최대 정치 일정으로 자리를 굳히는 동시에 현 정권의 ‘중간평가’로 치러질 수 있다. 차기 총선까지 특별한 선거 일정이 없는 만큼 총선 전초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재보선에 걸린 ‘표’ 만큼이나 ‘민심의 향배’가 중요하게 해석된다는 것. 이 때문에 여야는 발 빠르게 4월 재보선의 ‘필승카드’를 찾아 나섰다.

한나라당은 설 연휴가 끝나는대로 원희룡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선거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원 사무총장은 “민심을 잘 받들 수 있는 최선의 인물을 공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빠른 시일 내에 공천심사위원회의를 구성키로 했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대선으로 가는 전초전 성격이 적지 않은 만큼 좋은 인물을 고르고 야권 연대를 통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여야의 후보 물색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구에서는 이미 ‘이름있는’ 후보들이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인 경기 분당을에는 일찌감치 여권 거물 정치인들이 진을 쳤다.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

민주당에서는 김병욱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신경민 전 MBC 앵커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4월 재보선 후보와 관련, “조국 교수 같은 좋은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는 ‘집안싸움’이 먼저다.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허상만 전 농림부 장관, 허신행 전 농림부 장관, 정순균 전 국정홍보처 처장, 허선 전 공정거래위 사무처장, 박상철 경기대 교수, 신택호 변호사, 구희승 변호사, 이평수 전 민주당 대변인 등 10여 명이 자천타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민주당의 깃발을 들기 위한 치열한 공천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강원도지사와 관련, 한나라당에서는 엄기영 전 MBC사장, 이계진 전 의원, 최흥집 전 정무부지사, 최종찬 강원도민회장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최문순 의원이나 이광재 지사의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조일현 전 의원 등을 후보군에 올린 상태다. 영입하려했던 엄기영 전 사장이 ‘한나라당 출마설’을 내면서 다소 허탈해하고 있지만 이 지사의 판결에 대한 ‘역풍’이 선거의 판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경남 김해을 재보선은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김해을은 차기 총선 등과 관련, 영남권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고,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영남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점과 이 지사 등의 낙마와 지역적 위치상 ‘노풍’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김해을의 ‘승부사’가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이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다. 그러나 국무총리 낙마 후 유학길에 오른 김 전 지사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윤선 의원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소설가 이문열씨 등이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과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이 ‘필승카드’로 꼽는 이는 따로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실장이다. 문 전 실장은 그러나 정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노풍’ 불까

김해을에서는 또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의 ‘야권연대’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 필승후보로 손학규 대표의 이름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여권 거물들이 출전한 경기 분당을이나 한나라당의 텃밭 가운데서 치러지는 경남 김해을 재보선에 나설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손 대표는 이러한 출마설에 대해 “나는 몸이 두 개인가”라며 “쓸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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