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노리는 오세훈·김문수 속내

2011.01.11 09:13:13 호수 0호

일찍 큰 잠룡…높이 날까 멀리 뛸까


새해부터 박근혜 전 대표의 발걸음이 힘차다. 이에 따라 친이계에서도 ‘대항마’를 세우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당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는 친이계 차기 대선주자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등이 있다. 그리고 이중 지난 6월 지방선거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 시장과 김 지사에게 친이계의 발걸음이 가까워지고 있다.

성공한 지자체장이냐, 차기 대권 노리는 정치인이냐
정권 안정된 집권 중반 ‘젊은 총리’ 시나리오 ‘솔솔’ 


대선경쟁이 조기 가열되면서 친이계에서도 대선주자를 세우기 위한 물밑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시선이 ‘제2의 MB’가 될 수 있는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하고 있다.

제2의 MB 누구?



오 시장과 김 지사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권으로 조사 범위를 한정하면 엎치락뒤치락 하며 박근혜 전 대표의 뒤를 쫓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친이계가 이들을 보며 군침을 삼키고 있다. 차기 대선에 친이계 대표주자로 내세울 수 있는 인재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당선과 함께 차기 대선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는 ‘명품 이력’이다. 행정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다 거물급 정치인 이상으로 발언 하나, 움직임 하나에 시선이 쏠리면서 인지도는 물론 정치력까지 쌓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승리로 한층 몸값이 높아졌다.
오 시장과 김 지사는 특히 여권의 참패로 끝난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대권에 성큼 다가선 상태다. 이러한 요소들이 친이계 인사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 친이계가 ‘밀어주고’ ‘끌어주면’ 박 전 대표를 견제할 만한 ‘인물’로 키워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오 시장과 김 지사는 일단 차기 대선출마와는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권을 향한 꿈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행보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당과 지지자들이 구당과 구국의 길이라며 대선 출마를 요구하면 어떡하겠냐’는 질문에 “그런 이유 때문에 출마할 이유는 없지만 나도 정치인이니까 솔직히 그런(대선 출마) 여지는 열어 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 시점에서 나의 행보가 자꾸 정치적 계산을 깐 행보로 해석되는 것은 정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우선 지방선거를 치르며 거듭 약속한 대로 임기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차기 대선과 관련, 오 시장보다 좀 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도정에 영향을 주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고 있다.
이들이 차기 대선출마와 관련,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은 “아직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미 선두에서 안팎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박 전 대표나 대선 1년 전 당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당내 인사들과는 달리 이들에게는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가 한 인사는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모두 매력적인 자리”라며 “재선에 성공하며 자신이 추진해온 사업들에 좀 더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는데 ‘또 다른 꿈’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자체장으로 있는 것이 운신의 폭이 더 넓다. 또한 벌려놓은 주요 사업들을 마무리하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정, 도정에 관련된 행보가 곧 대선을 향한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나”고 말했다.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가 차기 대선의 향배와 시기를 가늠한 후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가 소식에 정통한 몇몇 인사들도 “언제든 대선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부분들이 속속 이들의 주위에 포진하고 있다”며 “결심만 선다면 대선에 뛰어드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김 지사는 신년을 앞두고 한 한 여론조사에서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뛰어드는 방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 참여를 위한 사퇴 시기와 관련, “가장 원만하고 무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현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 그때 아무 문제없이 잘 하지 않았느냐”며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월30일 “자치단체장은 자기 위치에서 전력을 다해야지, 맡은 바 소임도 제대로 못하면서 대선에 기웃거리는 것은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대선에 나오려고 결심한다면 자치단체장을 중도에 그만두고 당당하게 도전해야한다”면서 “그때까지는 지방정부 업무에만 주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일 뿐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손을 내젓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오 시장과 김 지사가 가진 정치적 위치 선점을 들어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수도권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직접 선수로 뛰건 그렇지 않건 대선에서의 역할론은 피할 수 없다는 것.

‘딴 선수’ 밀어주고…

이와 관련된 것 중 하나가 이들이 ‘킹메이커’로 차기 대선을 치르고 차차기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가설이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은 이들이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데다 차기 뿐 아니라 차차기 대선주자로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 중 한 인사는 “대권가도가 본격화되면 친이계의 분화 가능성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의 당내 세력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제대로 임기를 마친다고 해도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킹메이커 역할을 한 후 정권이 안정된 임기 중반 국무총리라는 국정의 동반자로 등장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장 자리를 유지한 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을 세우는 것 자체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대선이 치러지기까지 수많은 가능성이 생겨나고,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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