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배보다 배꼽이 더…”

2010.08.31 09:15:00 호수 0호

이마트몰, 배송료 ‘이중부담’에 소비자 불만 고조



2만원어치 샀더니 배송료가 무려 ‘5천원’
택배 도착 시간 달라 몇 번씩 물건 받아야

지난 7월5일 확대 오픈한 신세계 이마트몰의 배송료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문제의 품목은 ‘온라인 전용 상품’. 이 상품을 판매하는 각각의 업체가 자체적으로 배송을 해 배송료를 따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물품 도착시간도 달라 몇 번씩 물건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이마트몰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날카로운 칼질을 가하고 있다.



이마트몰의 오픈은 맞벌이 주부인 최윤정(가명·35)씨에게 희소식이었다. 장보러 가는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그녀에게 이마트몰의 등장은 고맙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몰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최씨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전용상품 대폭 늘려서

문제는 배송료였다. 당시 그녀는 이마트몰에서 2만원 어치의 물건을 구매했다. 그에 따른 배송비는 쇼핑대행비 포함 5000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온라인 전용 상품의 경우 해당 업체가 자체적으로 배송하기 때문에 별도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또 시간대별로 최대 3000원에 달하는 예약배송비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구매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최씨는 “‘이마트를 그대로 집으로 옮겨놨다’고 광고하더니 물건 값보다 배송료가 더 많이 나온다”며 “쇼핑대행비와 택배비를 따로 계산해야 한다면 굳이 이마트몰을 이용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비단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부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이 같은 불만이 넘쳐나고 있다.

자신을 전업주부라고 밝혀온 한 네티즌은 “생필품을 사는 김에 온라인 전용상품 2개를 구매했는데 배송료와 쇼핑대행비만 7000원이나 나왔다”며 “따져보니 인터넷 최저가보다 20% 이상 비싸게 주고 산 셈이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배송에 2~3일 걸리는 게 보통인데 4일이 지난 후에야 물건을 받아 볼 수 있었다”며 “도착 시간도 제각각이라 택배를 여러 번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배송 관련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는 이유는 신세계가 이마트몰을 확대 오픈 하면서 온라인 전용상품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전용상품은 7만여종으로 오프라인 물품 3만여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이마트몰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상품을 늘린 것은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배송료를 적립금으로 환원해 주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초장부터 ‘삐거덕’

실제로 이마트몰은 현재 쇼핑대행비와 예약배송비를 적립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하지만 배송비 문제와 관련된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송비 환원은 한시적인 이벤트인데다 그마저도 3만원 이상 구매라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몰 관계자는 “다른 대형마트의 온라인 쇼핑몰도 배송료를 지불해야 하며 온라인몰의 특성상 배송료가 공짜일 수는 없다”며 “소비자 반응을 신중히 검토한 뒤 배송 정책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몰 확대 오픈 전 중소상인들은 “이마트몰은 골목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오픈 초기부터 삐거덕 거리는 이마트몰의 행보를 보고 있자니 이 같은 중소상인들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