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골프 신대륙’ 중국, 그 영향력은?

2015.11.10 09:26:21 호수 0호

‘돈으로 대회’ 빅스타들 속속 대륙행

중국의 경제발전은 자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 생활수준 향상은 골프의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골프 신대륙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의 골프 열풍을 조명했다.



골프산업 거대한 블루오션 부각
골프장·인구는 이미 한국 추월

세계 클럽헤드 90% 생산
특급이벤트도 속속 신설

중국이 미국과 유럽에 이어 ‘제3의 골프신대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빅스타들을 안방으로 불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돈잔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PGA투어 평균 총상금이 500만~600만달러, 메이저대회가 750만달러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중국의 특급 이벤트 대회는 보통 800만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막강 자본력
빅스타 출동

월드컵골프 스폰서를 맡은 테니엘 추 미션힐스골프장 소유주는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부적절한 돈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상금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곁들였다. 오더 메이드로만 판매하는 혼마골프 최고급 ‘파이브 스타 플래티넘’ 가격은 168만위안이다. 한국 돈으로 대략 3억원이다. 한국 골퍼들도 비싸서 사지 않는 이 골프채 10세트가 최근 중국에서 팔렸다고 한다.
제주 라온골프장은 최근 주거형 리조트 단지 ‘라온프라이빗타운 제주’를 오픈했다. 라온프라이빗타운 934가구 중 200가구 가까이가 중국인에게 판매됐다. 외국인들이 부동산에 투자했을 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 덕분에 5분의 1 정도가 중국인에게 분양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나 언론이 ‘녹색 아편’으로 부르며 무제한적인 팽창을 견제하려 하지만 중국 골프는 정반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마치 ‘쇠 먹는 불가사리’나 ‘물 먹는 하마’처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형국이다. ‘골프 먹는 중국’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공식적인 숫자는 확인되지 않지만 불과 30여 년 전 1개뿐이었던 중국 골프장 수는 현재 18홀 기준 15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골프장 수는 대략 400개.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골프장 수가 많았지만 중국 골프장들이 우후죽순 늘면서 마침내 역전됐다. 2020년에는 그 숫자가 25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전에 위치한 미션힐스는 12개 코스에 216홀로 구성돼 세계 최대 규모 골프장으로 등록돼 있다. 동양의 하와이를 꿈꾸는 하이난 지방만 해도 현재 30여개인 골프장 수를 30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 골프 인구도 한국 대비 두 배 정도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골프 인구를 250만명 내외로 보고 있는 반면 중국은 50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은 골프 산업의 거대한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녹색 아편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에서 골프는 서방 자본가의 퇴폐적인 스포츠로 낙인 찍혀 외면 받았다. 1984년 광둥성 중산온천 인근에 최초의 골프장이 들어섰다. 중국골프협회는 현재 500만명 수준인 중국 골프 인구가 2020년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중국의 우수 선수 발굴, 골프 산업 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시욕이 강한 중국 특유의 문화와 귀족 스포츠라는 골프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져 단기간에 부를 축적한 중국 젊은 계층에 골프가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중국이 만일 골프용품과 관련된 생산을 중단한다면 아마 세계 골프채 유통시장은 초토화될 게 분명하다. 골프채 헤드 9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통계만 봐도 중국은 세계의 골프공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 나이키 등 미국 4대 골프용품업체도 많은 용품들을 중국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골프박람회도 이제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과 비교해도 규모나 내용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중국 자본이 일본 유명 골프채 브랜드인 혼마골프를 인수한 것도 중국에서 성장하는 골프 미래를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시아 시장을 지배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중국 베이징 다이렉트사가 일본 골프채 브랜드인 S야드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S야드는 박세리가 주니어 시절 사용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골프채다.
제주 라온골프장 사례에서 보듯이 제주 골프장들은 중국 자본이나 골퍼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 제주에서 라운드하는 중국 골퍼들은 거의 없지만 제주 골프장들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중국 자본은 제주 골프장 매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현재 서로 다른 체제와 문화 차이 등으로 계약 성사는 없는 상황이다.

녹색 아편?
불안한 시각

몇 년 전부터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강원 알펜시아관광단지도 중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직 없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후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물론 중국 골프가 급팽창하는 것을 불안하게 여기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미 중국 국토자원부는 2004년 골프장 건설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와 언론이 골프 시장 급성장세를 녹색 아편이라고 표현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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