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명예회장 미스터리

2015.10.26 09:56:51 호수 0호

회사 팔고 나갔는데 ‘우대’ 왜?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프랜차이즈 업체에 명예회장이라….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대기업에만 있는 줄 알았던 명예회장이 ㈜놀부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인공은 회사를 팔고 나간 김순진 전 회장. 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LG 구자경, SK 손길승, 두산 박용곤, 대림 이준용, 신세계 정재은…’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명예회장들이다. 대기업들은 전임 회장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깍듯이 모신다. 현대 정주영, CJ 이맹희, 코오롱 이동찬 등과 같이 세상을 뜬 오너의 공로나 권위를 기리어 명예회장 칭호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
 
회사일에 관여?
 
회사를 매각한 전 기업인이 해당 회사의 ‘명예회장’ 명함을 들고 다녀 뒷말이 무성하다. 김순진 전 ㈜놀부 회장 얘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기업인 봉사·친목 모임 등에 놀부 명예회장 이름표를 달고 참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에도 명예회장 타이틀로 대접받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은 중견기업 CEO들이 주축이 된 봉사·친목 모임인 ‘배나감사회’를 조명하면서 김순진 놀부 명예회장도 회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포털엔 아직 김 전 회장이 ‘놀부 회장’으로 표기돼 있다. 2011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된 자료라 호사가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일각에선 ‘사칭’의혹까지 제기됐다. 놀부 홍보팀은 “회사에 명예회장 직함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김 전 회장 측은 김 전 회장이 명예회장이라고 말하고 다닌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지앤솔 측은 “김 전 회장이 놀부의 명예회장이 맞다. 놀부 측에서 직접 명함을 내준 것이기 때문에 뒷말이 나올 이유가 없다”며 “해당 사안을 놀부 경영지원팀에 문의하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놀부 경영지원팀은 “김 전 대표는 명예회장이 맞다”며 “김 명예회장은 놀부 창립 초기부터 헌신해 왔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명함까지 내어주고 승인을 해준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명예회장의 활동비 지급 여부와 구체적인 회사 내 활동 등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해 줄 의무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놀부 홍보팀에 다시 문의한 결과 담당자는 “명예회장 직함이 없다”고 말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김 전 회장은 명예회장이 맞다. 다만 (내가) 부서 이동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김 명예회장이 활동이 많이 하지 않아 정확하게 답변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김 전 회장의 명예회장 사칭 의혹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다만 한 가맹점주는 “명예회장의 뜻은 전임회장의 공로나 권위를 높이 기리어 수여하는 칭호인데 회사를 팔고 나간 사람에게 무슨 공로와 권위를 부여하나”라며 “오히려 활동비 등의 불필요한 비용이 나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순진 전 회장 명함 들고 다녀 뒷말
"그간 공로로 추대" "불필요한 조치"
 
김 명예회장은 놀부 역사에 있어 9할 이상은 차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의 성공스토리는 대중의 공감을 사기 충분하다. 그는 충남 논산에서 열여섯 나이에 상경, 서울 생활을 시작해 1987년 30대 중반 신림동 뒷골목 5평 보쌈집에서 놀부 신화를 처음으로 썼다. 30대 후반 가맹사업에 진출해 프랜차이즈 사업가가 된 그는 2011년 모건스탠리에 지분을 모두 매각할 당시 700여개에 이르는 직영 및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며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그가 회사를 위해 헌신적인 공로를 세웠다는 데는 이견이 있다. 당초 김 명예회장은 모건스탠리 측에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경영에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명예회장은 그와 그의 딸 지분 전부를 처분한 뒤 회장직에 물러나면서 회사와 결별 수순을 밟았다.
 
그는 회사를 팔아 1200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매입한 회사가 사모펀드 모건스탠리라는 점이었다. 통상 사모펀드 자금은 회사를 인수 후 기업을 인력조정 등의 방법으로 가치를 높인 뒤 비싼 값에 파는 바이아웃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우려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우려 섞인 시각이 존재했다.
 
김 전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은 뒤 바로 명예회장이 됐다고 하더라도 명예회장의 특성상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일부 나온 것. 실제 놀부는 모건스탠리에 인수된 후 대대적인 브랜드 재정비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놀부 매각설까지 나오면서 일부 평가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놀부 측은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놀부측은 “매각설은 사실무근으로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며 “놀부는 현재 신규 론칭한 브랜드 가맹 사업을 비롯해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은행(IB) 쪽 시각은 좀 다르다. IB 관계자는 “놀부가 사모펀드 자금으로 구성된 회사이니만큼 매각설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 시작
 
한편, 김 명예회장은 놀부를 팔아 번 1200억원의 자금으로 강남 부동산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이틀 동안 역삼동·대치동에 각각 빌딩 한 채씩 총 2채를 자신 명의로 샀다. 매입금액은 총 308억5000만원이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네네치킨, 또 대통령 비하?
 
네네치킨이 또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13일 잡코리아에 게재된 네네치킨 채용공고란에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5시간가량 올라갔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잡코리아 측의 잘못으로 확인됐다. 잡코리아는 “채용공고를 올릴 때 로고를 받았지만 고해상도 로고가 필요했다. 이에 검색해서 찾은 로고를 찾아 사용했는데 그게 일베에서 만든 로고였다”며 “당시 일베에서 만든 것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7월 네네치킨은 공식 페이스북에 “닭다리로 싸우지 마세요. 닭다리는 사랑입니다.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치킨”이라는 문구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큰 닭다리를 안고 있는 합성 사진을 올려 물의를 빚고 사과를 한 바 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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