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50%로 0.25% 또 인하

2015.06.11 15:20:53 호수 0호

[일요시사 경제2팀] 김해웅 기자 = 한은, 기준금리 1.50%로 0.25% 또 인하



11일, 한국은행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가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기준 금리 인하 카드를 다시 뽑아들었다.

그 동안 '메르스 파장'이 예상보다 컸고 그 불확실성 또한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리를 내리자니 가계부채가 부담스럽고, 동결하자니 수출부진이 걱정인 상황에서 결국 메르스 변수가 금리인하 카드를 선택하도록 강요한 셈이다.

한은이 석달 만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50%로 낮추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을 표시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0.25%p 낮춘 1.50%로 결정했다.


이번 인하로 사상 첫 1%대로 내려간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사상 최저금리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사실 기준금리 전망은 동결 쪽에 무게가 실려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경기 주체들의 심리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실물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때까지 시간을 두고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각종 경기지표는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특히 엔저와 저유가의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9% 추락하면서 다섯달 연속 감소세를 그리면서 맥을 추지 못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개월 연속 0%대 머물렀다. 그럼에도 한은은 조금이나마 개선세를 보이는 소비를 중심으로 실물 경기에 회복세가 이어지길 기대했다.

그런데 '메르스 복병'이 터지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기대를 걸었던 내수소비마저 메르스의 여파에 직격탄을 맞고, 6월 첫주 백화점 매출액이 메르스 발생 전(5월 1~2주)보다 25% 급감하는가 하면,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5%나 곤두박질쳤다. 대형마트 매출액도 지난해 대비 7.2%나 줄었다.

한은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르는 우려보다는 메르스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사전에 막는 데에 더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메르스 사태에 따른 영향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경제 주체의 심리와 실물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로 메르스 사태에는 방어했지만 이미 1100조원을 넘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부담으로 떠안게 됐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올해 안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국의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될 경우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 고스란히 가계부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 총재는 "당장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우선 거시경제 성장 리스크에 먼저 대응을 하고, 가계부채 문제는 거시 건전성 정책 등 관련 정책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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