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비와 재벌 묘한 인연

2010.04.13 09:21:04 호수 0호

“회장님, 감사합니다” 왜? 뭐가?


가수 비(정지훈)와 대기업 오너의 각별한 인연이 연예계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화제다. 비가 공개적으로 로열패밀리와의 친분을 자랑하면서 돈독한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연예인이 재벌에게 직접 감사를 표시하는 일이 매우 드물 뿐더러 해석과 보기에 따라선 ‘스폰서’로 비춰지는 등 그동안 연예인과 재벌간 사이가 그리 밝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비는 재벌과 연루된 스캔들에 자주 오르내린 만큼 뒷말도 무성하다. 비가 ‘회장님’들을 대놓고 거론한 이유가 뭘까.


신규 앨범 ‘VIP 땡스투’란에 오너들 실명 거론
“괜한 오해 살만 한데…”공개 언급 배경에 촉각


가수 비가 재벌가와의 친분을 공개한 것은 음반을 통해서다. 비는 최근 자신의 스페셜 음반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을 발매하면서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VIP 땡스 투(Thanks To)’란에 대기업 오너들의 실명을 실었다. 비는 앨범의 마지막 장에 담은 ‘땡스 투’에 ‘VIP’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비가 실명을 언급한 오너들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앤 미디어(E&M) 총괄 부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최영수 롯데면세점 대표 등이다.

남다른 친분 과시

비는 이재현 회장에게 “항상 봐도 봐도 멋있는 이재현 회장님,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비는 CJ푸드빌, CJ미디어, CJ인터넷 등 CJ그룹 계열사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9월 연예인으론 유일하게 이 회장의 장녀 경후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영자 사장을 두고는 “늘 옆에서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시는 신영자 사장님,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재벌가는 아니지만 CEO인 최영수 롯데면세점 대표에게도 “만나면 항상 편하게 해주시는 최영수 대표님, 따님 결혼 축하드려요”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마찬가지로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 광고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 비는 지난해 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스타 에비뉴 개점 기념식에 참석해 이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비는 그중에서도 이미경 부회장에게 “늘 아들같이 보살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이미경 부회장님, 사랑해요”라고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각별한 인연을 유지해오고 있다. 비는 JYP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뒤 여러 음반사들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지만, 이 부회장의 ‘엠넷(Mnet)’과 음반유통 계약을 맺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연예계에선 비가 ‘백지수표’를 거절하고 이 부회장과의 의리를 지켰다는 얘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비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도 가장 먼저 이 부회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비가 월드투어 무산에 따라 미국 하와이에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위기에 처하자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같이 비가 ‘회장님’들을 대놓고 거론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단순히 광고주 또는 사업주에 대한 감사의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예인이 재벌가 오너에게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아무리 친분이 있거나 도움을 받았다해도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는 게 보통이다. 툭하면 재벌 관련 루머가 터지는 등 두고두고 괜한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비의 공개 발언은 해석과 보기에 따라선 사실상 ‘스폰서’로 비춰질 수도 있다.

특히 비는 그동안 재벌과 연루된 스캔들에 자주 오르내린 만큼 뒷말도 무성하다. 비로선 이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재벌가와의 친분 관계를 당당히 밝힌 셈이다. 비는 A그룹 자제, B그룹 일가 등과 열애설에 휩싸인 바 있다. 또 C그룹 딸과 사귀다 차였다는 루머도 있었다. 심지어 D그룹 안방마님과 밀월여행을 다녀왔다는 미확인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비가 재벌가 사람들을 언급한 배경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며 “진짜 고맙거나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 과시용, 항간의 소문을 일축하려는 정면 돌파 의도가 아니면 소문을 모르고 한 얘기”라고 귀띔했다. 비는 지난 5일 새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VIP’란을 따로 실은 이유에 대해 “내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기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 오너들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마치 삼촌, 어머니, 이모처럼 각별히 나를 챙겨주고 내가 정말 큰 일이 있을 때 상의할 수 있고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해 준다”며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식구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사실 비와 재벌가의 돈독한 친분관계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그룹이 비의 스폰서를 자청한 게 대표적이다.

재벌 루머 증폭 

E그룹은 비의 해외 공연을 후원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 처음으로 대기업이 연예인과 공동 마케팅에 나선 것. E그룹은 막대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E그룹이 비에게 쏟아 부은 비용만 20억원에 달한다. 당시에도 후원 작업을 주도한 E그룹 자녀와 열애설이 퍼지기도 했다. 이 자녀가 평소 비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공개석상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하기도 한 이들은 스폰 종료 후에도 사적으로 만나는 등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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