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고객 오해로 인한 해프닝” 해명…뒤에선 사태수습 ‘분주’
롯데카드는 지난 2008년 11월 여주 스카이밸리CC에서 ‘2008년 총결산 라베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는 앞서 3월에 출시된 골프 특화 서비스카드인 ‘롯데 라베 카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들 중 참가비 16만원을 낸 고객 100여 명이 참여했다.
롯데카드는 대회 당시 수상자들에게 태국 전지훈련의 기회를 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문제는 대회가 끝난 뒤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롯데카드가 태국 전지훈련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10일 대회 수상자 중 한 명이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불만의 목소리를 표출하면서 업계에 알려졌다. 그는 게시판에 공개한 글을 통해 롯데카드가 당시 대회를 주관했던 직원이 퇴사해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확인 결과 롯데카드는 본지가 취재를 시작할 당시까지도 태국 전지훈련 계획을 잡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의 주장과 같이 담당 직원의 퇴사로 인해 인수인계가 늦어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부분도 인정했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태국 전지훈련의 계획이 무산된 것이 아닌 연기된 것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롯데카드 한 관계자는 “해당 골프대회는 지난해 4월이 돼서야 결과가 나왔고 이후 여름쯤에 전지훈련을 떠나자는 방침을 정했었지만 신종플루로 인한 악재로 한 차례 미뤄진 것”이라며 “이후 일정에 대해 10여 명이 되는 수상자들의 의견 조율이 잘 되지 않아 추후 일정이 확정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고객과 회사 간의 의견 조율에 있어 서로간의 오해로 생긴 해프닝일 뿐 심각한 내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해프닝’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롯데카드는 뒤에서는 사태수습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카드는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단 며칠 만에 오는 3월 초로 태국 전지훈련 일정을 잡았다. 수개월째 의견 조율 등의 이유로 미뤄져온 태국 방문 일정이 초스피드로 결정이 된 것이다.
롯데카드 한 민원처리 담당자는 사연을 소개한 고객과 만나 일정 조율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언론 보도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한 관계자는 “담당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번 내용이 보도되면 자신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으니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만큼 보도는 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냐는 내용의 언지를 띄운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는 “담당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을 뿐 회사 차원의 보도 통제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