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기기이상 소비자 불만<폭발>

2009.11.24 09:22:56 호수 0호

중간에 사라진 ‘문자 메시지’는 어디로(?)

LG전자 스마트폰이 고객들의 도마에 올랐다. LG전자가 올초 자신 있게 선보인 스마트폰 ‘인사이트’에서 문자 수신 버그가 발생한 탓이다. 고객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신이 되지 않는 메시지 탓에 상대방과 다툼이 생기는 경우까지 발생한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반복되는 문제 발생에 대해 단체로 소보원에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LG전자는 수개월째 문제 해결은 못한 채 ‘버티기’로 일관해 고객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서모씨는 며칠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회사 근무 중 여자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화를 내는 것이다. 계속 문자를 보냈는데도 답이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여자 친구의 문자를 받은 기억이 없던 서씨는 억울한 마음에 폰을 살폈지만 여전히 수신된 문자는 없었다. 결국 여자 친구와 때 아닌 다툼을 해야 했던 서씨. 그는 며칠이 지난 뒤에야 싸움의 원인을 알게 됐다. 2주 전 새로 구입한 그의 폰이 그녀가 보낸 문자를 수신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라진 문자에 다툼까지



문제의 폰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인사이트’ SU200이다. 해당 모델은 올 3월에 출시돼 당시 69만원의 고가에 선보였다. 그러나 이 제품은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들의 원성을 받아야 했다. 폰에서 간혹 상대방이 보낸 문자를 수신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견된 것.
스마트폰 관련 카페를 찾아가면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카페에선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글들이 쉽게 발견된다.

아이디 ‘헤라’(학생)는 “인사이트가 하루 4건 이상의 문자를 전송하지 않는다”며 “한번은 약속시간을 정한 문자를 받지 못해 친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천안에 사는 한 고객은 “지난 9월 초 폰을 구입하자마자 문자 수신이 안 되는 문제를 발견해 서비스센터에 갔다”며 “센터에서 메인보드까지 교체했는데도 불과 이틀 만에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직장인 박모(여)씨도 문자 수신 버그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녀는 하루 2~3통씩 사라지는 문자 때문에 통신사인 SKT의 별도의 문자매니저까지 가입했다. 업무상 중요한 메시지가 언제 어느 때 누락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박씨는 매월 900원의 요금을 별도로 내면서 수시로 메시지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있다. 그녀는 “고가를 들여 구입한 스마트폰이 문자 하나도 제대로 수신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LG전자 ‘인사이트’ 문자 수신 버그에 소비자들 불만 폭주
회사 수개월째 문제 외면…소비자는 돈 들여 별도메신저 이용 중


문제는 이 같은 지적이 지난 3월 ‘인사이트’ 출시 이후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아직까지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답답한 마음에 서비스센터를 찾는 고객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그냥 발걸음을 되돌릴 수밖에 없다. 센터를 찾더라도 하드웨어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상의 문제로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대답이 전부다.

아이디 ‘camillebidan’는 “A/S 센터를 총 세 번 방문했는데도 A/S 기사분들은 프로그램적인 문제라 별 다른 방법이 없다며 곧 펌웨어가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달라는 답변뿐이었다”고 전했다.
고객들은 LG전자 측의 대응 태도에 더욱 황당해 하는 모습이다. 유일한 해결책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어서다. 홈페이지에는 지난 4월 LG전자가 문자 수신 문제 해결을 위해 공개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200909’ 버전이 전부다.

그러나 이마저도 완전한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현재까지 가장 최신 버전으로 소개되는 ‘200909’를 사용하는 고객 상당수도 문자 수신 버그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9월 류모씨는 ‘200909’ 버전을 사용함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해 고객상담실에 문의를 했다. 돌아온 대답은 ‘현재 사용하는 버전은 웹 업그레이드 버전에서 최적으로 수정된 것으로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보라’는 것이었다.

관련 카페에는 LG전자 측에 문의결과 류씨와 같은 대답을 받았다는 고객들이 상당수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은 센터를 방문하더라도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는 반복되는 대답만 들을 뿐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LG전자는 지난 4월 이후에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지도 않고 있다. 고객들에 따르면 실제 LG의 업그레이드 예정 공고는 지난 7월부터 9월, 10월, 11월로 수차례 연기되어 왔다.

아이디 ‘taeheecho’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지난 16일 LG 측에 문의하자 ‘12월 초에 업그레이드 예정’이란 답변이 왔다”며 “당초 11월 중이라던 계획이 또 늦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소비자보호원에 민원을 제기해 싸워볼 생각이다”라는 뜻을 밝혔다.
LG전자 측의 이 같은 대응 태도에 일부 고객들은 LG전자가 고객을 차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직까진 국내 휴대폰시장 중 소수에 불과한 스마트폰 이용자라는 이유로 외면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올초 선보인 LG전자의 ‘인사이트’는 업계 내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선 LG전자 측이 문제를 수정할 만한 능력이 없어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늦어진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인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이달 초에 들어서야 이정준 부사장이 이끄는 스마트폰 전담사업부를 신설했다고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PDA 사업부가 스마트폰 제품 개발에 힘써온 것으로 전해진다. 올초 스마트폰 ‘인사이트’를 시장에 내놓은 이후에는 아직까지 발표된 후속작도 없다.

LG, 안 고쳐? 못 고쳐?

그러나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LG전자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본지의 수차례에 걸친 요청에도 LG전자는 버그 문제의 원인, 업그레이드 일정 등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LG전자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상의 문제는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는 게 본사 입장”이라며 “추후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힐 뿐이었다. 그는 고객들의 오랜 불만에 대해서도 “전해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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