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개발 비리로 본 검은 커넥션 뒷이야기

2009.11.24 09:14:58 호수 0호

“비리 중심 한 명의 조합장 또 있다”

울 강남 재개발지구가 폭격을 맞았다. 그동안 쉬쉬하며 덮으려 했던 비리가 터진 탓이다. 혐의자만 32명에 달한다. 28억원의 검은돈도 오갔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부패사슬’ 관계다. 대기업, 현직경찰, 공무원, 변호사까지 한통속이었다.

그 끝에는 어김없이 재건축·재개발조합의 수장인 조합장이 자리했다. 현재 검찰은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게 현지주민들의 전언. 아직도 터질 것이 더 있다는 얘기다. 검은 커넥션의 그 현장에서 뒷이야기를 추적했다.


잠실시영·잠실 2단지… 조합장만 달면 쇠고랑
막강 권력 앞에 폭력으로 성역 지키기 ‘안간힘’


“조만간 또 한 명의 조합장이 검찰로 향하게 될 것이다.” 지난 11월18일 저녁 기자가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이같이 귀띔 했다. 최근 방송을 통해 조합의 문제점이 집중 보도된 잠실의 한 재개발지구가 그곳이다. 해당 조합 한 관계자는 “검찰이 재개발 비리 수사를 확대하는 가운데 우리 조합장인 A씨가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A조합장과 사업상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는 정비사업자 B부사장이 창호업체 대표 김모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적발됐다”며 “함께 구속된 창호업체 대표 김씨가 잠실시영 조합 측에도 수십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A조합장의 꼬리도 조만간 잡히지 않겠냐”고 관측했다. 뿐만 아니다. 이곳에선 검은 돈거래만이 아니라 폭력사건도 얼룩져 있었다. 실제 지난 6월 서울 송파구 거여동 재개발구역에선 피습사건이 발생했다.

A조합장 조만간 꼬리 잡히나?



6월28일 오전 10시쯤 거여 2-2구역 재개발 비대위원장인 윤모씨가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중 괴한의 습격을 당한 것. 괴한은 칼로 윤씨의 손과 하복부 등을 찌르고 도망쳤다. 다행히 잠실아산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그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해당 사건은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것으로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이 현 재건축조합 집행부가 반대세력에 있는 비대위원장을 해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잠실시영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007년 7월10일 잠실시영 조합장 고씨는 아침 출근길에 알 수 없는 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했다. 그는 괴한이 휘두르는 야구방망이에 등과 머리 등을 가격 당했고 이 사고로 갈비뼈 2대가 부러지고 머리가 깨지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조합 측은 괴한들의 정체가 조합에 불만을 품은 반대파 세력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들은 2007년 4월 새 수장으로 뽑힌 고씨가 전 조합장의 집행부로 구성된 반대 세력과 마찰이 컸던 점을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은 사고 발생 나흘 뒤인 14일 총회에서 ‘전 조합 집행부 해임안’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힘을 받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전임 집행부가 ‘밥그릇 지키기’에 나섰다는 의혹과 함께 한동안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잠실 2단지에서는 용역직원까지 동원된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사건은 2005년 8월 조합원에 의해 전격 해임됐던 전 조합장 이모씨가 해임 결정에 불복하면서 발생했다. 그는 조합사무실에 철책을 두르고 반대파 조합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에 항의하던 일부 조합원들은 당시 조합사무실을 지키던 건장한 남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실 재개발 사업에 있어 재개발조합의 조합장들은 끊임없이 검은 거래의 유혹을 받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폭력사건이나 피습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도 종종 벌어지곤 한다. 이권과 관련 있는 탓이다. 전국뉴타운재개발 비대위 한 관계자는 “이번 검찰조사 결과에서도 밝혀졌듯이 조합장과 그들을 따르는 집행부는 언제나 비리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때문에 반대파 조합원들은 삼엄한 감시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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