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닌자 어쌔신> 주연 ‘비’가 말하는 할리우드 성공 가능성

2009.11.17 09:59:21 호수 0호

“박스오피스 1위 노린다”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제작한 영화 <닌자 어쌔신>으로 한국 배우로선 첫 할리우드 무대 주연으로 우뚝 선 비(본명 정지훈)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 안팎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비는 차분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닌자 어쌔신>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액션 강조로 스턴트 90%이상 직접…온몸 상처투성이
박진영·워쇼스키 형제 만남 이어 이번이 세 번째 기회


영화 속에서 자신을 키워준 닌자 집단에 복수를 감행하는 닌자 ‘라이조’를 열연한 비는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번 작품이 자신에게 의미하는 점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 9개국에서 온 50여 개 매체와 한국의 150여 개 매체가 참가했다. 우리말과 영어로 동시 진행된 기자회견은 약 40여 분간 이어졌다.

라이조 캐릭터 완벽 소화



조각 같은 단단한 몸매를 선보이며 뛰어난 영어 실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친 비는 라이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독 액션이 강조된 이번 작품에서 그는 닌자 특유의 고난도 액션을 구사했다. 비는 “늘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살아왔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정말 그랬다. 스턴트도 90% 이상 직접 소화했다. 몸을 가볍게 만들고 체지방을 다 빼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비는 할리우드 무대를 밟은 뒤부터 8개월간 매일 고난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뼈가 부러진 건 아니지만 온몸이 멍과 상처투성이로 변했다. 오전 7시에 나가면 밤 10시쯤 촬영이 끝나고 밤 12시까지 레슨을 받아야 했다.

온종일 녹초가 되는 삶이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 촬영 당시 스태프들과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영어 대사의 어려움은 없었는지에 대해선 “처음에는 할리우드 시스템이라고 하면 무섭고 거창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편했다”며 “스태프들과 어려운 점도 없었고 조연에서 주역이 됐으니 대사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고마운 일이다. 옆에 코치 선생님이 있어서 괜찮았다”고 밝혔다.

비는 또 “감독이 원한 것은 대사보다 표정이었다”며 “스크린 안에서 눈썹의 움직임이나 표정 연기, 내면 연기가 중요하다고 했고 그것들을 연습하는 게 어려웠다”고 전했다. 비는 제임스 맥티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상상력을 실제로 이뤄내는 사람”이라며 “말한 것을 안 지킨 적이 없다. 또 굉장히 친절해서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인과 영화 속 주인공 라이조의 성격과 닮은 점은 없는가 하는 질문에 “비슷한 점이 있으면 안 된다. 내성적이거나 멋지지 않다”며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혼자 숨어 지내지 못한다. 비슷한 점도 없고 비슷해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으나 “목표를 정하면 끝까지 하는 점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비는 이어 “평소 닌자 영화 같은 종류를 자주 본다. 영화를 찍기 전 처음 요구한 것은 ‘팝스타 비와 인간 비는 잊어라’는 것이었다”며 “영화 찍는 8개월간은 격투기 선수와 킬러로 살았다. 누굴 만나도 자신 있었고 영화가 끝나고 격투기에 나가야 할 듯했다”고 말했다.힘든 촬영 중 한계를 느낀 적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정말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며 “한국에서 콘서트 하고 드라마 하고 영화 하고 싶었다. ‘내가 왜 이렇게 사나’라는 생각을 8개월 동안 했다. 그러나 팬들과의 약속이었다. 4년 전 세계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비는 이어 “아침에 눈을 뜨면 의도적으로 스크랩해 놓은 왜곡된 기사와 악성 댓글들을 보며 ‘일단 보여 드릴테니 조금만 기다려라’라는 생각을 했다”며 “미국 진출을 말뿐 아니라 현실적인 과정으로 보여주려 했다. 재미있었고 설령 실패일지라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비는 ‘인생에 있어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을 인용해 <닌자 어쌔신>에 출연한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세 번째 큰 기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8개월간 매일 고난

그는 “첫 번째는 진영(박진영)이 형을 만났을 때였고, 두 번째는 워쇼스키 형제를 만났을 때였다. 그리고 세 번째는 워쇼스키 형제가 <닌자 어쌔신>을 제안하는 순간이었다. 이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성공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할리우드에서 원톱 주연으로 가기까지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비는 “미국에서 아시아인의 성공 가능성은 10% 미만이다. 처음엔 웃으면서 잘 받아주다 다음에 연락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제 옆에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있는 걸 할리우드의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게 됐다. 사람들은 ‘저 사람이 뭐기에 저들이 붙어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내면 연기가 힘들었다”

최근 언론 시사를 통해 먼저 공개된 영화와 관련해 일부에선 미리 흥행을 점쳐 후속편 제작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비는 이에 대해 비밀 유지가 철저한 계약서의 조항을 의식한 듯 말을 아끼면서도 “대중의 반응이 좋으면 반드시 후속편의 제작이 이뤄질 것이다”라며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 진검승부가 시작된 거다.

몇 번이든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박스오피스 1위 하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할리우드 진출작이었던 영화 <스피드 레이서>는 기대와 달리 흥행 면에선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러나 비는 “<스피드 레이서>가 없었다면 단독 주연을 안긴 영화 <닌자 어쌔신>도 없었을 것이다”란 말로 남다른 애착을 표시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비는 “이젠 많은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나에 대해 관심 을 갖는다”며 “곧 새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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