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끼와 리저드>로 첫 스크린 도전 성유리

2009.10.20 10:01:35 호수 0호

“처음엔 가수 타이틀 싫었다”

여성 아이돌 그룹 핑클 출신 연기자 성유리가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다. 지난 2002년 이후 꾸준히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내비쳐온 터라 그녀의 이번 영화 출연은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녀의 영화 데뷔작은 입양아의 아픈 상처와 사랑을 그린 <토끼와 리저드>.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며 스크린에 도전장을 던진 성유리의 첫 영화 도전기를 들어보았다. 

23년 만에 고국 찾은 입양아 메이 역
스크린 도전 부담…주위 배려에 감사


영화 <토끼와 리저드>는 과거를 찾기 위해 홀로 서울에 온 입양아 메이와 희소 심장병 민히제스틴 증후군으로 매일매일 세상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택시 운전기사 은설(장혁)이 우연히 마주친 후 함께 동행하게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내용을 담은 감성 멜로.



“메이와 많이 닮았다”

극중 성유리는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후 23년 만에 친부모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아 메이로 분했다. <천년지애> <황태자의 첫사랑> <쾌도 홍길동> 등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명랑하고 밝은 캐릭터로 사랑받아온 그가 이번엔 상처가 많은 여인이자 대사보다 표정과 행동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조용한 캐릭터로 나온다.

“메이가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 달리 말수가 적고 표정으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메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입양아를 다룬 관련 다큐멘터리도 보고 짬을 내 영어 공부도 했어요. 내면 연기가 많아 스태프들이 말을 거의 안 걸었어요. 처음에는 좋았는데 나중에는 조금 심심했어요.”

실제 성유리는 메이와 닮았을까.
“메이와 많이 닮았어요. 혼자 있을 때는 정말 메이와 흡사해요. 낯설지만 드라마에선 나와 다른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당시의 연기들 덕분에 지금의 연기가 관객들에게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1998년 여성그룹 핑클로 가수 활동을 시작, 2002년 드라마 <나쁜 여자들>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지만 스크린 나들이는 처음. 

“시나리오가 이국적이었고 색달라서 이 영화를 선택했어요. 스크린 가득 제 얼굴이 나오고 제 연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스태프들 덕택에 촬영을 끝낼 수 있었어요. 드라마와는 달리 감독님과 스태프 모두 배우가 자신의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저는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죠.”

데뷔 후 처음으로 스크린에 진출한 성유리는 영화에 등장하는 의상을 직접 준비해 눈길을 끈다. 특히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는 의상협찬으로 성유리의 이름이 당당히 올라 더욱 시선을 집중시켰다.

“첫 영화라 의욕이 앞서서 제 의상을 여러 벌 준비해서 보여드렸는데 그중에서 의상팀장님이 많은 부분을 반영해주셨어요. 아무래도 배우가 가장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의상이 캐릭터와 잘 융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까지 넣어주셔서 더욱 감사할 따름이죠.”

성유리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점 때문에 끊이지 않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요즘에야 가수 출신 연기자가 일반화됐지만 성유리가 처음 연기에 도전했을 때만해도 상황은 사뭇 달랐다.

출연 의상 직접 준비

“처음에는 가수 출신 타이틀이 싫었어요. 그것 때문에 좀 더 냉혹하게 평가하는 것 같았거든요. 지금은 후배들이 많아서 오히려 힘이 돼요. 그리고 단점이 부각돼서 그렇지 장점도 많아요. 관심을 많이 받으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져 플러스가 되죠.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런 꼬리표가 득이 된 것 같아요. 지금도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성유리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아직 부족하지만 30대 여배우로 새롭게 도약할 그녀의 발전상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전에는 어린 소녀 같았다면 이제는 여인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잘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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